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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월세 중개할 때 다른 세대 선순위 저당권도 꼭 설명해야"

등록 2026.01.04 09:00:00수정 2026.01.04 09: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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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든 주택 경매 넘어가 보증금 떼인 세입자들

타 세대 선순위 채권자들에 밀려 보증금 잃자

"중개사 설명 없어" 소송…대법 "설명은 의무"

대법 "집주인에 확인해야…거부해도 알려야"

[서울=뉴시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에 게시된 월세 매물 정보.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에 게시된 월세 매물 정보.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공인중개사가 다세대주택의 임대차계약을 중개할 때 집주인이 소유한 다른 세대에 공동저당권이 걸려 있다면 임차인에게 이를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전·월세 계약을 맺으려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권리 관계를 보다 정확히 알릴 의무가 있다는 취지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임대차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 김모씨와 모 사내근로복지기금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낸 공제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이 같은 취지로 파기했다.

앞서 '공인중개사가 의무를 다했다는 취지'로 원고 패소 판결한 2심의 판단을 부정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 보낸 것이다.

이번 소송을 낸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김씨는 지난 2017년 11월과 12월 각각 집주인 A씨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다세대주택에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이듬해 9월 이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불거졌다. 이 건물 다른 세대에 세 들어 확정일자 등을 받은 다른 선순위 임차인들이 다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 2022년 3월 매각에 따른 배당이 이뤄졌을 때 원고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전세권을 설정했음에도 보증금 6000만원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 김씨는 6000만원 중 2500만원만 돌려 받는 데 그쳤다.

원고들은 당초 임대차계약을 맺을 때 같은 건물에 있는 다른 세대에 근저당권 및 선순위 계약이 있던 사실을 공인중개사로부터 안내 받지 못했다며 공제계약에 따라 손해액의 80%를 물어내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됐던 임대차계약서 부속서류인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내 '실제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1심은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여 보증금의 60%에 해당하는 공제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에는 3600만원, 김씨에게는 보증금 중 배당금을 제외한 금액의 60%인 2100만원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25.12.08.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25.12.08. [email protected]

그러나 2심은 원고 일부 승소 취지의 1심 판단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심은 앞서 '다가구주택'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는데, 2심은 이 사건 건물이 '다세대주택'이라며 판단을 달리했다.

소유권을 다툴 때 다가구주택은 단독주택으로 건물 전체를 하나의 소유권 관계로 본다. 반면 다세대주택은 세대별로 각각 별도의 소유권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를 근거로 2심은 "다른 세대에 설정된 임차권의 존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세대 임차인의 임대보증금 회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공인중개사 등이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며 다른 세대의 임대차 현황을 확인해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봤다.

대법의 판단은 달랐다. 공인중개사는 민법 368조와 공인중개사법 등의 취지에 따라 이번 사건과 같은 불상사가 빚어지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임차 의뢰인에게 정확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대법은 "공인중개사는 임차 의뢰인에게 중개대상물의 등기부에 표시된 공동저당권의 권리관계를 확인, 설명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공동저당권이 설정된 임대인 소유 다른 세대의 부동산등기부에 표시된 선순위권리도 확인,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일인이 다세대주택 여러 세대를 소유한 경우 (집주인 소유의) 다른 세대에도 임차인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공인중개사는 임대의뢰인(집주인)에게 다른 세대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거주하는 임차인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임차인이 있다면 그 보증금, 임대차 기간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해 이를 확인한 다음, 그 내용을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며 "(만약 집주인이) 자료 요구에 불응한 경우 그 사실을 설명하고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한 뒤 이를 임차의뢰인에게 교부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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