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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환' 환자, 조절T세포 많아도 면역억제 기능은 저하

등록 2026.01.27 08:56:46수정 2026.01.27 09: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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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간염, T세포 '수는 늘고 기능은 저하'

치료 안하면 15년 내 환자 절반, 간경변증으로

조기 진단과 국내 환자 특성 반영한 치료 필요

[서울=뉴시스] 자가면역간염 환자의 조절 T 세포(Treg) 기능 손상을 나타낸 그림.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자가면역간염 환자의 조절 T 세포(Treg) 기능 손상을 나타낸 그림.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이 조절 T 세포(Treg)의 발견과 면역관용 기전을 규명한 연구에 수여되면서, 조절 T 세포가 면역 균형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절 T 세포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항체치료제와 세포치료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암 분야에서는 조절 T 세포 억제를 통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자가면역질환에서는 조절 T 세포 활성을 강화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안정화하려는 전략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면역 조절 전략이 적용될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 중 자가면역간염(AIH)은 면역체계가 정상 간세포를 공격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간 기능 저하를 거쳐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성필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제1저자 권미현 가톨릭의대 간연구소 석사과정)은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자가면역간염 환자의 혈액과 간 조직 검사를 분석한 결과 조절 T 세포가 수적으로는 증가했음에도 불안정한 기능으로 인해 면역 억제 능력이 저하돼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다각적 실험을 통해 간 염증 단계가 심해질수록 조절 T 세포가 크게 증가했으나, 공동배양 실험에서는 자가면역간염 환자의 조절 T 세포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억제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단순히 세포 수의 증가만으로 면역 억제 기능이 보장되지 않으며, 조절 T 세포의 '기능적 안정성'이 임상적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또 한 개의 세포에서 mRNA(전사체)를 직접 분석해 세포별 유전자 발현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단일세포 RNA 시퀀싱'을 통해 자가면역간염 환자의 조절 T 세포에서 면역세포 기능 및 염증과 관련한 단백질 IL-7R(interleukin-7 receptor) 발현이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는 원래 억제 기능을 담당하는 조절 T 세포가 오히려 일반 효과 T 세포와 유사한 성질을 띠며 불안정해진 상태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혈액 내 조절 T 세포에서도 헬리오스(Helios) 발현 감소, IL-6, TNF-α과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증가가 관찰돼 염증성 미세환경이 조절 T 세포 기능 저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추정됐다.

자가면역간염은 발병 초기는 피로감, 오심, 구토, 식욕 부진이 나타난다. 황달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일부 환자는 증상이 전혀 없기도 해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부종, 혈액응고 장애, 정맥류 출혈과 같은 합병증이 진행되고서야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혈액검사, 간조직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종합하고 점수를 매겨 감별할 수 있어, 진단 이 늦어지기 쉽다.

병변 부위에 따라 간세포가 손상되는 자가면역간염과 담도 및 담도세포가 손상되는 원발성 담증성 담관염,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등이 있다. 2가지 이상 질환이 발병하는 중복증후군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가면역간염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15년 내 환자 절반 가량이 간경변증으로 발전된다. 하지만 초기에 진단해 치료하면 결과가 좋고, 각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자가면역간염은 면역의 활성화 억제 사이를 조율하는 균형을 담당한다. 면역반응이 약하면 감염이나 암에 걸릴 수 있고, 과도하면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그 핵심 세포가 조절 T 세포다.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인체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매커니즘 연구에서 다뤄진 주요 분야이기도 하다.

성필수 교수는 "이번 연구로 자가면역간염 환자에서는 조절 T 세포가 증가하지만 기능적 불안정성이 면역 이상을 초래한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단순 면역억제 치료를 넘어 조절 T 세포의 기능적 안정성을 회복시키는 새로운 면역 조절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가면역간염은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인해 조기 진단이 어려운 질환으로, 코로나19 이후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국내는 해외와 달리 60대 여성 환자가 가장 많은 특성을 보이는 만큼 한국형 치료 전략과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가면역간염 환자에서 조절 T 세포 기능 손상을 규명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헤파톨로지 인터내셔널'(Hepatology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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