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엡스타인은 왜 푸틴과 접촉하려 했나…'막후 실세' 노렸나

등록 2026.02.09 15:11:38수정 2026.02.09 16:04: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푸틴 등 러 고위층과 관계 구축 시도

푸틴 만남 미확인…크렘린, 의혹 일축

유럽은 '콤프로마트' 우려…자체 조사도

【뉴욕=AP/뉴시스】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이 교도소에서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25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관계자는 자살 시도, 폭행 등의 가능성을 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뉴욕주 성범죄자신상정보 제공. 2019.7.25.

【뉴욕=AP/뉴시스】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이 교도소에서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25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관계자는 자살 시도, 폭행 등의 가능성을 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뉴욕주 성범죄자신상정보 제공. 2019.7.25.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 미국 억만장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은 2018년 6월 러시아 고위 인사들과 접촉을 시도했다. 비탈리 추르킨 주유엔 러시아 대사가 돌연 사망한 지 1년여 뒤였다. 추르킨은 뉴욕에서 엡스타인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졌던 인물로, 엡스타인은 그의 아들 막심이 뉴욕의 자산운용사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엡스타인은 당시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이자 노르웨이 전 총리였던 노르비에른 야글란에게 이메일을 보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다리를 놔 달라고 부탁했다. 사망한 추르킨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소통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청이었다. 야글란은 "다음 주 라브로프 장관을 만날 예정"이라며 제안에 응했다. 엡스타인은 "추르킨 대사는 훌륭했다. 그는 우리의 대화 이후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며 "복잡한 일이 아니다. 무언가를 얻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 그게 전부"라고 답신했다.

CNN은 8일(현지 시간) 엡스타인이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모델을 물색했다는 사실은 알려진 바 있지만 최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추가 문건에는 그가 러시아 최고층과 관계를 구축하려는 새로운 정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하려 여러 차례 시도한 흔적이 있으나, 실제 접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문건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2013년 5월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에게 서방 투자에 대한 조언을 명분으로 야글란에게 푸틴 대통령과 최소 2~3시간 만남을 타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달 바라크 전 총리에게 보낸 또 다른 이메일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경제 콘퍼런스 기간 중 자신에게 만남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다'고 주장했는데, 푸틴 대통령이 실제 만나려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AP/뉴시스] 제프리 엡스타인의 공개된 문건에는 그가 생전 여러 차례에 걸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고위층과 접촉하려 한 정황이 담겼다. 다만 실제 푸틴 대통령을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뉴시스DB) 2026.02.09.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AP/뉴시스] 제프리 엡스타인의 공개된 문건에는 그가 생전 여러 차례에 걸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고위층과 접촉하려 한 정황이 담겼다. 다만 실제 푸틴 대통령을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뉴시스DB) 2026.02.09.


추가 문건이 공개되면서 엡스타인의 의도에 대한 추측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약점으로 활용될 정보가 러시아에 넘어갔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엡스타인과 러시아 정보기관 간 연계 가능성에 대해 자국 차원의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점점 더 많은 단서와 정보, 외신 보도가 이 전례 없는 소아성애 스캔들이 러시아 정보기관에 의해 공동 기획됐을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현재 활동 중인 많은 지도자들에 대한 이른바 '콤프로마트(협박용 정보)'를 러시아가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노르웨이 수사당국도 엡스타인의 메신저 역할을 한 의혹을 받은 야글란 전 총리에 대해 공식 수사를 개시했다.

러시아 정부는 엡스타인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스파이였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엡스타인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통제를 받았다는 주장은 진지하게 받아들일 가치가 없다"며 "언론들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CNN에 "이번 문건들은 엡스타인이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어울리며 자신을 지정학적 '파워 플레이어'로 포지셔닝하려 했다는 점 이상을 보여주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공개된 자료에는 엡스타인이 실제로 푸틴 대통령과 접촉에 성공했는지는 담겨 있지 않다고 CNN은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