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재단 '장출혈성 대장균 혈전 합병증' 새 기전 밝혔다
충남대-한양대 협업, RTX 독소의 적혈구 '혈전 제조기' 전환 경로 규명
![[대전=뉴시스] RTX 계열 독소(EhxA)에 의해 적혈구가 응고 촉진 상태로 전환되고 정맥 혈전이 형성되는 과정.(사진=충남대학교 약학대학 정한영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09/NISI20260209_0002059514_web.jpg?rnd=20260209155954)
[대전=뉴시스] RTX 계열 독소(EhxA)에 의해 적혈구가 응고 촉진 상태로 전환되고 정맥 혈전이 형성되는 과정.(사진=충남대학교 약학대학 정한영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연구재단은 충남대학교 정한영 교수와 한양대학교 배옥남 교수 공동연구팀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혈전 합병증의 숨은 기전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식중독 원인균으로 알려진 장출혈성 대장균은 일부 환자에게서 용혈성 요독증후군이나 혈전성 미세혈관병증 같은 치명적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금까지는 시가독소(Shiga toxin)를 장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혈전 합병증의 주된 원인으로 주목했지만 전체 기전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특히 혈전 응고반응이 급격히 증폭되는 적혈구의 응고 촉진상태 전환 시 어떤 독소가 적혈구를 직접 변화시켜 혈전 반응을 키우는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이번에 공동연구팀은 RTX(Repeats in ToXin) 계열 독소(EhxA)가 적혈구 내 칼슘 농도를 높이고 세포막을 만드는 핵심 성분인 인지질(PS)을 외부로 노출시켜 적혈구를 혈전 촉진 상태로 전환시킨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RTX 계열 독소(EhxA) 독소의 단백질 구조는 특정 아미노산 서열이 수십 번씩 반복돼 나타난다. 이 반복되는 부분이 칼슘과 결합하면서 독소가 강력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게 활성화된다.
인체 유래 적혈구를 이용한 연구팀의 시험관 내 실험에서 장출혈성 대장균이 분비하는 RTX 계열 독소가 막에 구멍(pore)을 형성하면 적혈구 내부로 칼슘 유입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적혈구 표면에 인지질 노출이 증가하는게 확인됐다.
인지질이 노출된 적혈구는 응고 촉진 활성이 높아져 혈액 응고 효소인 트롬빈 생성을 강화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적혈구–혈관 내피세포 부착과 적혈구 응집이 촉진된다.
연구팀은 이런 연쇄 반응은 혈관 내 응고 반응을 증폭시켜 최종적으로 정맥 혈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시 적혈구 변화와 정맥 혈전 형성이 증가한 반면 RTX 계열 독소 결손 균주 감염에서는 적혈구 형태 변화와 혈전 지표가 함께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성과는 감염성 혈전 합병증을 시가독소–혈관 손상 중심으로만 보던 관점을 확장해 'RTX 계열 독소(EhxA)–적혈구' 축을 합병증의 또다른 기전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 온라인 판에 지난 7일 게재됐다.
충남대 약학대학 정한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향후 EhxA/RTX 독소 중화·차단 접근과 적혈구 변화 지표 기반의 혈전 위험도 평가·대응 전략 수립에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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