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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입학 특수 실종"…꽃집·문구점 사장님은 지쳐간다

등록 2026.02.13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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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문구점 업계 "성수기지만 매출 줄어"

학령 인구 감소와 소비 트렌드 변화 겹쳐

전문가 "경쟁력 갖출 수 있도록 지원 필요"

[전주=뉴시스]이동민 기자 = 새학기를 맞은 지난 2023년 3월 2일 오전 9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초등학교 앞 문구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뉴시스]이동민 기자 = 새학기를 맞은 지난 2023년 3월 2일 오전 9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초등학교 앞 문구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2.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예전에는 직원들이 붙어도 손이 모자라서 가족들까지 동원해서 졸업·입학식 꽃다발을 만들었죠. 그런데 지금은 꽃다발을 사가는 고객도 적은 데다가 사진을 찍고 나면 꽃다발을 중고거래 앱에 올려요. 아예 가게를 접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30년 넘게 경기 성남시에서 꽃집을 운영 중인 배정구씨는 13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사업 초창기보다 현재 매출이 60~70%가 줄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씨는 "특히 2월은 졸업·입학에 발렌타인데이도 있어서 보통 예약 건수가 100건이 넘었는데 올해는 25건뿐"이라고 탄식했다.

최근 갈수록 줄어드는 학령 인구에 소비 트렌드 변화까지 겹치면서 꽃집, 문구점의 졸업·입학 특수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목은커녕 극심한 매출 하락이 지속되면서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 부평구의 D 초등학교 앞에서 10년째 문방구를 하는 김모씨는 "학생들이 엄청 많을 때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문을 열었는데 요즘은 학생이 없어서 아침 영업을 아예 접었다"며 "월세가 그나마 적은 데라서 버티고 있다"고 털어놨다.

교육부의 '2025년 초중고 학생 수 추계 보정 결과(2026~2031년)'를 보면 올해 전국 초·중·고교 학생 수(483만6890명)는 500만명 아래로 떨어질 예정이다. 특히 2026년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29만8178명으로 추청됐는데 30만명 붕괴 시점이 지난 발표보다 1년 앞당겨졌다.

이처럼 졸업·입학식의 주요 고객인 초·중·고교 학생은 감소하는데 꽃 한 송이, 지우개 하나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행위가 일상이 되면서 오프라인 꽃집, 문구점은 고사 직전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충남 천안의 문구점 사장님인 방모씨는 "학생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학교에서 준비물을 학생들에게 그냥 준다고 하더라"며 "심지어 학교에서 공동 구매할 때도 인터넷으로 사니까 원래 팔렸던 물품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방씨는 "근처 문구점 10곳 중 7곳이 폐업했다"며 "이제 졸업 선물이나 입학 준비물을 사러 문방구에 오는 사람이 없다. 지난해 매출의 반 토막 수준이라 장사를 접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배씨는 "가장 불만은 쿠팡에서 생화 냉장고를 갖다 놓고 파는 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쿠팡에서 소상공인들을 견학 시켜준다고 해서 갔더니 안개, 장미 같은 꽃을 직배송하고 있더라. 소상공인은 쿠팡과 가격 싸움에서 이길 수 없으니까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충북 증평군에서 꽃가게를 하고 있는 김기철씨도 "성수기라도 온라인에서 중국산이나 블록으로 만든 꽃다발을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30%가 줄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손실을 메꾸려 24시간 돌릴 수 있는 무인점포 운영을 계획 중이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경기와 소비 형태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졸업·입학식에서 꽃을 사서 줄 만큼의 여유가 없어졌고 구매하더라도 사진 찍을 때 한 번 쓰고 중고 사이트에 다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문구점도 아트박스, 다이소처럼 한정판이나 컬래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소비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온라인이나 대형마트는 잘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꽃집과 문구점이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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