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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 요즘은 초콜릿 대신 ‘나만의 키캡 키링’…동대문시장 현장[출동! 인턴]

등록 2026.02.14 05:48:00수정 2026.02.14 06: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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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꾸·키캡 키링' 열풍…편의점도 캐릭터 콜라보 제품 선봬

"유행 속도·주기 점점 짧아져…보여주기 식 소비 경계해야"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기자 = DIY가 가능한 키캡 키링에 '누름 자제 부탁'이라는 요청이 적혀 있다. 2026.2.1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기자 = DIY가 가능한 키캡 키링에 '누름 자제 부탁'이라는 요청이 적혀 있다. 2026.2.1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대신 직접 만든 ‘DIY 키캡 키링’을 선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성 제품보다 취향을 담은 ‘나만의 선물’을 찾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동대문종합시장 일대가 연일 북적이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볼꾸·키꾸 전 확인, 동대문 종합시장 꿀팁’ 등 DIY(커스터마이징) 관련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볼꾸’는 볼펜 꾸미기, ‘키캡 키링’은 키보드 자판을 활용해 만든 열쇠고리를 뜻한다.

12일 오후 찾은 서울 동대문종합시장 5층 액세서리 상가 A동은 입구부터 인파로 붐볐다. 특히 SNS에서 ‘가성비 매장’으로 입소문 난 곳에는 사람들이 몰리며 좁은 통로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안전요원 4~5명이 배치돼 인파를 관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매장 앞 진열대에는 과일, 곰돌이, 리본, 방울 등 다양한 모양의 ‘파츠(parts·부속품)’ 수십 종이 칸마다 빼곡히 놓여 있었다. 소비자들은 키캡이나 볼펜을 고른 뒤 원하는 파츠를 조합해 개성을 더했다. 가격은 키캡 키링이 2000~2500원, 볼펜은 1개 600원(10개 5000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했다.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기자 = 12일 오후 12시30분께 인파로 북적이는 동대문종합시장 5층 A동 액세서리 상가의 모습. 2026.2.1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기자 = 12일 오후 12시30분께 인파로 북적이는 동대문종합시장 5층 A동 액세서리 상가의 모습. 2026.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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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후인지라 매장을 찾은 사람들의 연령대는 대체로 낮았다. 어린아이와 부모, 초중고생, 대학생 커플 등이 주를 이뤘으며, 이들은 각자 선택한 DIY 제품을 서로 비교하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시장을 찾은 중학생 A양은 "키보드 키링은 뒤에 있는 다른 매장에서 사 왔고 키링 위에 붙일 파츠는 여기가 종류가 더 다양해서 고르는 중"이라며 "나머지 친구들은 볼꾸하러 근처 매장에 가 있다"고 말했다.

인기 키링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 B씨는 "요즘 주말이고 평일이고 사람이 맨날 넘쳐난다"면서 "다들 유튜브랑 SNS 릴스 보고 몰려오는데 방학 끝나면 좀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녀 셋과 함께 방문한 한 학부모는 키링과 파츠를 고르다 보니 3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했다고 했다.
[뉴시스]인스타그램에 '볼꾸' '키캡 키링'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수백개의 게시물이 뜬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인스타그램에 '볼꾸' '키캡 키링'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수백개의 게시물이 뜬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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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을 ‘경험 소비’와 ‘보여주기 문화’의 결합으로 분석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성품이 아닌 자신만의 제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오는 만족감과, 이를 온라인에 공유하며 받는 긍정적 반응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U는 ‘미리미리 발렌타인데이’ 행사로 ‘포켓몬 키캡 키링’을 초콜릿과 세트로 판매 중이며, 세븐일레븐 역시 ‘설렌타인’ 기획을 통해 ‘헬로키티 사각 키링 키캡 세트’를 출시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연일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초콜릿을 제외한 키캡만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리셀’ 게시물도 등장했다. 정가 7400원 상품을 2개 구매한 뒤 키캡만 2만8000원에 되판다는 글도 확인됐다.

허 교수는 "특정 제품이 유행하면서 연세 크림빵, 두바이쫀득쿠키 등 편의점에서 콜라보 제품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데 사실상 과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며 "대중들도 이를 재미로 즐기는 것은 좋지만 남들이 한다고 전부 따라 하는 '보여 주기 식'의 소비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 교수는 "유행템을 사고 되파는 소비가 반복되면 서비스의 질은 낮아지지만 가격은 높아진다"며 "이런 흐름이 과연 우리 소비문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뉴시스]CU에서 품절 대란이 일고 있는 포켓몬 키캡을 리셀하는 게시물. (사진 = 당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CU에서 품절 대란이 일고 있는 포켓몬 키캡을 리셀하는 게시물. (사진 = 당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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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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