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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 낙태' 유튜버 산모 집유…法 "위기 임산부 사회적 보호 부족"(종합)

등록 2026.03.04 16:20:49수정 2026.03.04 1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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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 태아 낙태 수술…"미필적 살해 고의 인정"

병원장 징역 6년·집도의 4년·브로커들 실형 선고

유튜브 올린 산모 집유…"위기 임산부 보호 부족"

"국가가 제도적 지원했으면 다른 결과 있었을것"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사진은 법원 로고. 2024.12.23. km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사진은 법원 로고. 2024.12.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법원이 임신 36주 차 산모를 대상으로 임신중절(낙태) 수술을 한 병원장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수술 과정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산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4일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병원장 윤모(81)씨에게 징역 6년에 벌금 150만원을 선고하고, 11억 5016만원을 추징했다.

아동 관련 기관 5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주요 시설 변경 무허가 운영 관련 일부 의료법 위반 혐의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집도의 심모(62)씨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산모 권모(26)씨에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200시간과 아동 관련 기관 5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브로커 두 명에겐 각 징역 1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씨는 의료진과 순차적, 암묵적으로 공모해 태아를 살해했다"며 "권씨에게 미필적으로 살해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태아가 생존 가능한 시점에서 모체에서 인공 배출돼 살아있는 사람이 된 이상 낙태죄가 아닌 살인죄라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특히 "권씨는 다른 산부인과에서 임신 중절이 불가능하다고 들었음에도 이 사건 의원을 찾아내 수술을 의뢰했다"며 "자신의 신체에 수술 흔적이 남을지 걱정했을 뿐 피해자가 어떻게 살해되고 사체가 처리되는지 관심갖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생명 유지를 위한 조치는 커녕 태어나게 한 후 살해하기로 공모해 피해자가 숨 한번 쉬어보지 못한 채 차디찬 냉장고에서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됐다"며 "살인은 피해 회복이 불가능해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권씨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봐서는 임신과 출산, 육아를 감당할 수 없고, 피해자 출생 시 자신뿐 아니라 자녀도 불행할 것으로 판단해 범행을 실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임신·출산 등에 사회 경제적 조건을 적극 개선하는데 노력했다면 이 사건은 다른 결과에 이르렀을 것"이라며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 형을 정함에 있어 온전히 이들에게 묻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엄벌해야 마땅하지만, 위기 임산부에 대한 사회 구조적 법적 보호 장치가 아직 부족하다고 보여 이번에 한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021년 4월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2021.04.01. kkssmm99@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021년 4월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2021.04.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선고 이후 법정 밖에서 권씨 측 변호인은 "자궁 절개는 이미 사산된 태아 배출하는 절차로 볼 수 있다"며 "그 시점에 태아가 살아있다면 살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항소심을 간다면 그 부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씨와 심씨는 2024년 6월 임신 34~36주차인 권씨에 대해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해 태아를 출산시킨 뒤 미리 준비한 사각포로 덮고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씨는 권씨의 진료기록부에 건강 상태를 '출혈 및 복통 있음'이라고 허위 기재하고, 태아가 사산한 것처럼 꾸몄다. 수술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태아의 사산 증명서를 허위 발급했다.

검찰 조사 결과 윤씨는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낙태 수술을 통해 수입을 얻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윤씨는 2022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입원실 3개와 수술실 1개를 운영하며 낙태 환자들만 입원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심씨는 건당 수십만원 사례를 받고 수술을 집도했다.

윤씨는 이 기간 브로커들에게 환자 527명을 소개받아 총 14억6000만원 취득한 혐의도 받았다.

이 사건은 권씨가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영상이 논란이 되자 보건복지부는 2024년 7월 유튜버와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행법상 임신 24주를 넘는 낙태는 불법이지만, 2019년 4월 헌재가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국회에서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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