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기준 등 법왜곡죄 대응 분주…혼선 최소화
시행 첫날 조희대 대법원장 피고발 용인서부서 배당
참고자료 배포·수사심의계 자문 검토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법왜곡죄가 시행되자마자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 사건이 경찰에 배당되면서 수사 현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은 국가수사본부 입구. 2024.06.14.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6/14/NISI20240614_0020378617_web.jpg?rnd=20240614114931)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법왜곡죄가 시행되자마자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 사건이 경찰에 배당되면서 수사 현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은 국가수사본부 입구. 2024.06.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법왜곡죄가 시행되자마자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 사건이 경찰에 배당되면서 수사 현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경찰은 법률 해석 검토와 참고자료 배포 등을 통해 법왜곡죄 수사 대응에 적극 나섰다. 법 해석 기관이 아닌 경찰이 고도의 법리 판단을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 초기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에서다.
1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법왜곡죄 대응을 위해 법조항 해석 참고자료를 일선 경찰서에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 조항의 의미와 구성요건 해석 방향 등이 담긴 자료다. 다만 수사 지침이나 가이드라인 성격은 아니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아울러 경찰청은 전국 시도청 수사심의계에도 관련 법률 검토 내용을 공유할 방침이다. 향후 일선 수사관들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법 적용 여부 판단이 어려울 경우 시도청 수사심의계에 자문을 의뢰해 사건별 법률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반부패수사과가 법왜곡죄 사건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내 법왜곡죄 관련 별도 죄명 코드는 아직 생성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대검찰청과 협의해 공소장 죄명 예규가 개정되는 대로 관련 코드를 등록할 계획이다.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지난 2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법왜곡죄 혐의로 경찰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는 과정에서 서면주의 원칙을 의도적으로 적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경찰 사건은 고발인 주소지 관할인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배당됐다. 경찰은 검토 결과에 따라 재배당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사실상 경찰의 법왜곡죄 1호 수사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무분별한 고소·고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사 결과에 불만을 가진 당사자가 수사관을 상대로 법왜곡죄 고소·고발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재판 결과에 불만을 가진 당사자들이 판사나 검사를 겨냥해 고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법관·검사의 법리 판단 자체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 수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간부는 "형사사건 법리 판단이 의도적 왜곡인지 여부를 경찰이 수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판례나 전례가 없는 만큼 사건별로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법왜곡죄가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이 법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수사관이나 판사, 검사 모두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왜곡죄 고소·고발이 혐의 없음으로 끝날 경우 무고죄 등으로 엄격히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제대로 된 공청회 없이 도입된 법"이라고 지적했다.
법왜곡죄(형법 제123조의2)는 법관·검사·수사관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령을 의도적으로 오적용하거나 증거를 인멸·위조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에서 이뤄진 재량적 판단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 형사법 전문가는 "법왜곡죄는 법령을 의도적으로 오적용했다는 '고의'를 입증해야 하는데, 이는 여러 정황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구성요건 자체도 엄격하게 설계돼 있어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고소·고발이 제기되면 수사기관이 법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만큼 초기에는 일정한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사 관할도 변수로 꼽힌다. 판사·검사·경무관 이상 경찰 공무원이 피고발인일 경우 경찰은 공수처에 사건을 인지 통보하게 돼 있다. 다만 법관 사건은 공수처가 별도 이첩을 요청하지 않는 한 경찰이 수사를 맡게 된다. 사건 성격에 따라 기관 간 관할 조율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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