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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자국민 러시아군 입대 중단 합의"…우크라전 참전 논란

등록 2026.03.17 04: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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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일자리인 줄 알았는데 전쟁터로

허위 취업 알선 의혹 600여 업체 폐쇄

[나이로비(케냐)=AP/뉴시스]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19일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거짓 약속에 속아 러시아로 갔다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전선에 투입된 케냐인들의 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들고 케냐 정부에 이들을 고국으로 데려올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케냐 정보기관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케냐 국민 1000명이 러시아에서 일자리를 주겠다는 거짓 약속에 속아 러시아로 갔다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전선으로 보내져 러시아군에 징집됐다. 2026.02.29.

[나이로비(케냐)=AP/뉴시스]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19일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거짓 약속에 속아 러시아로 갔다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전선에 투입된 케냐인들의 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들고 케냐 정부에 이들을 고국으로 데려올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케냐 정보기관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케냐 국민 1000명이 러시아에서 일자리를 주겠다는 거짓 약속에 속아 러시아로 갔다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전선으로 보내져 러시아군에 징집됐다. 2026.02.29.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케냐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국민 수백 명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확산되자, 러시아와 협의해 케냐인의 러시아군 입대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아프리카뉴스에 따르면 무살리아 무다바디 케냐 외무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양국 합의에 따라 케냐 국민은 더 이상 러시아 국방부를 통해 군에 입대할 수 없게 됐다"고 발표했다.

케냐 당국에 따르면 최근 케냐인 1000여명이 러시아에서 고액 연봉의 일자리를 주겠다는 거짓 약속에 속아 러시아로 갔다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전선으로 보내져 러시아군에 징집됐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 군에 복무하는 외국인들이 러시아 법률에 따라 자발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원할 경우 조기 전역도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케냐 당국은 이러한 모집 과정이 인신매매 성격을 띨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무다바디 장관은 최근 몇 달 동안 허위 해외 취업 알선을 통해 케냐인들을 모집한 혐의로 600개 이상의 인력 알선업체가 폐쇄됐다고 밝혔다.

케냐 의회에서도 정부 기관 일부가 모집 과정에 연루된 인신매매 조직과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케냐 정부는 현재 전쟁 지역을 떠나고 싶어하는 자국민들의 귀환을 추진하고 있다. 무다바디 장관은 지금까지 27명이 귀국했으며, 정부가 이들이 전쟁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상담과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케냐인 사상자 규모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실종된 가족을 찾는 유족들은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케냐인들의 가족들은 수도 나이로비 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 귀환을 도와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무다바디 장관의 모스크바 방문은 경제 협력 확대 논의도 포함하고 있다. 케냐 정부는 자국민이 사기성 채용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러시아에서 합법적인 취업 기회를 확보하는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냐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양국 관계가 다소 경색됐지만 경제·무역 등 다른 분야에서는 협력이 계속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의 외국인 전투원 모집이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추산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아프리카 36개국에서 1700명 이상이 러시아군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다. 올해 초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러시아로 취업하러 간 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인근에 고립됐다고 주장한 자국민 17명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과거 외국인 자원병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인을 포함한 외국인 전투원을 군사 작전에 참여시키려 했던 시도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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