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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퀀트' 변수에 증시 하락 주도한 반도체株…증권가 "악재 단정은 이르다"

등록 2026.03.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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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변화 vs 과도한 해석…딥시크 재현 여부 주목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코스피는 전 거래일(5642.21)보다 181.75포인트(3.22%) 하락한 5460.46에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모니터에 지수가 나오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59.55)보다 22.91포인트(1.98%) 내린 1136.64에 마쳤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99.7원)보다 7.3원 오른 1507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6.03.2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코스피는 전 거래일(5642.21)보다 181.75포인트(3.22%) 하락한 5460.46에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모니터에 지수가 나오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59.55)보다 22.91포인트(1.98%) 내린 1136.64에 마쳤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99.7원)보다 7.3원 오른 1507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6.03.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구글의 '터보퀀트' 공개가 촉발한 메모리 수요 둔화 논란이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 여파로 지난 2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했고 코스피는 3%대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딥시크 쇼크'처럼 단기 충격에 그칠지, 아니면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의 수급 구조를 흔드는 변곡점이 될지 시장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메모리 덜 사용하지만 같은 성능 내는 알고리즘 등장에 반도체주 '털썩'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1.75포인트(3.22%) 내린 5460.46에 마감했다. 개인이 3조587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3조1110억원)과 기관(3379억원)의 매도 물량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4.71% 하락한 18만100원, SK하이닉스는 6.23% 내린 9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이란 간 긴장 고조도 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했지만 이날 지수를 직접적으로 끌어내린 건 반도체 투톱의 동반 급락이었다. 증권가에선 일제히 구글의 터보퀀트 알고리즘 공개가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로 이어지며 투자 심리를 직격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글이 AI의 메모리 사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터보 퀀트를 공개했다"면서 "AI 산업의 폭발적인 메모리 수요 증가폭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미국 증시에서 메모리 관련주가 하락했고, 이에 국내 증시에도 관련 우려가 반영됐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메모리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매도하며 지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공개한 터보퀀트는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 효율을 높여 같은 자원으로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알고리즘이다.

그간 AI 대화형 서비스 확산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직결된다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 잡고 있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대화 맥락을 유지하려면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용량 메모리가 필수적이며, 대화가 길어질수록 메모리 사용량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기 때문이다.

그러나 터보퀀트를 적용하면 동일한 메모리로 기존 대비 최소 6배 이상의 문맥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I 확대=메모리 수요 급증'이라는 기존 공식에 균열이 생겼고 반도체주 급락 역시 이러한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는 AI 모델에서 속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인 메모리(KV 캐시)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압축하는 기술"이라며 "데이터 자체를 바꾸기보다, 이를 해석하는 기준을 조정해 정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산량이 추가되고 캐시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트레이드오프가 있긴 하지만, 현재 AI 속도의 병목은 캐시메모리이기 때문에 전체 속도를 높이고 곧 AI 추론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서 "따라서 메모리를 덜 사용하면서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는 AI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익실현 수요 자극…"악재로 단정하긴 일러"

다만, 증권가는 이번 터보퀀트 이슈를 두고 시장의 해석이 다소 앞서가고 있다는 분위기다. 기술 변화 자체보다 이미 과열됐던 메모리 업종의 숨 고르기가 맞물리며 변동성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디까지나 논문 상 알고리즘 공개이고, 실제 상용화까지도 시간은 소요된다고 한다"면서 "결국, 터보퀀트 이슈는 연초 메모리 폭등 랠리 피로도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황 속에서 추가적인 차익실현의 명분으로 작용한 성격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연구원 역시 "올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차익실현 수요가 자극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제번스의 역설'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성능은 개선되고 비용은 낮아지며, 결과적으로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는 경향이 반복돼 왔다는 설명이다.

이종욱 연구원은 "딥시크 이후로, 반도체 사용량을 최적화하려는 AI모델의 개선 노력은 계속돼 왔다"면서 "그러나 효율적인 AI 모델은 오히려 전체 비용을 낮춰 더 많은 AI 계산 수요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적화 모델들은 반도체 수요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반도체 자원으로 더 높은 성능의 AI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AI 메모리 수요 감소요인은 주로 AI 기능이 고착화되는 지점에서 나타날 것"이라며 "AI서비스 개선 속도 둔화, AI 모델 기업끼리의 경쟁 구도 완화, AI산업 시장 규모(TAM) 성장 둔화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램과 반도체 가격, 데이터센터 비용, AI모델이나 클라우드 기업의 수익성, AI모델의 최적화와 비용절감 등은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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