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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수요 위축 아닌 시장 파이 확대 기회" [터보퀀트 쇼크②]

등록 2026.03.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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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터보퀀트, HBM 수요 높일 기폭제 될 것"

서버 넘어 스마트폰으로…'온디바이스 AI' 가속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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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구글이 발표한 인공지능(AI) 압축 기술 '터보퀀트(TurboQuant)'가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AI 구동에 필요한 메모리 사용량을 6분의 1로 줄인다는 알고리즘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메모리 수요 둔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 시각은 다르다. 기술 효율화가 AI 서비스 비용을 낮춰 오히려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AI 추론 과정에서 정보를 임시 저장하는 메모리를 적게 사용하고도 연산 속도를 최대 8배 높이는 알고리즘 '터보퀀트'를 공개했다.

AI 답변 생성 시 문맥 이해를 위해 쓰이는 'KV 캐시'를 최대 6배까지 압축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AI 서비스 확산의 제약 요인이었던 막대한 메모리 점유와 운영 비용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힌다.

산업계에서는 구글의 이번 기술을 '수요 둔화'가 아닌 AI 대중화에 따른 시장 확장 신호로 해석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 A씨는 "터보퀀트가 데이터 용량을 압축해 처리 속도를 높이면 데이터를 더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는 대역폭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진다"고 짚었다.

이어 "결과적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가 시스템 구축의 필수 요소로 더욱 공고히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용량을 줄여 병목 현상을 해결하면 더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히 처리하려는 수요가 늘어, 고대역폭 메모리의 가치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논리다.

특히 압축된 데이터를 다시 풀어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지연 등을 고려할 때, 초고속 접근이 필수적인 HBM 수요가 더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의 실질적인 상용화 시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업계 관계자 B씨는 "기존 메모리 칩의 물리적 설계나 생산 공정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터보퀀트'는 아직 논문 단계의 알고리즘으로 실제 서버나 기기에 적용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메모리 제조사 업계에서는 '터보퀀트'에 대해 '제번스의 역설' 현상이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제번스의 역설'은 효율성 향상에 따른 비용 감소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전체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이다.

과거 '딥시크'가 저비용 학습 기술을 공개했을 당시 시장이 잠시 위축됐으나, 이후 AI 붐이 가속화된 사례와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AI 비용이 낮아지면 도입을 망설이던 기업들이 대거 진입할 것"이라며 "이는 전체 서버 증설과 메모리 수요 증가로 연결되는 구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리서치는 최근 자사 공식 블로그에 거대언어모델(LLM) 메모리 사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 '터보퀀트'를 소개했다. 사진은 '터보퀀트' 관련 이미지. 2026.03.27. (사진=구글 리서치 블로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리서치는 최근 자사 공식 블로그에 거대언어모델(LLM) 메모리 사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 '터보퀀트'를 소개했다. 사진은 '터보퀀트' 관련 이미지. 2026.03.27. (사진=구글 리서치 블로그)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온디바이스 AI' 시장 가속화 가능성도 있다. 스마트폰이나 PC 등 개별 기기에서 고성능 AI를 구현하려면 메모리 효율화가 필수적이다.

AI 압축 기술로 스마트폰에서도 고성능 AI를 직접 쓸 수 있게 되면, 이를 뒷받침할 최신 모바일 메모리 칩 수요를 자극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 C씨는 "터보퀀트가 막 발표된 시점인 만큼 세부 기술 명세 확인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구글의 이번 기술은 메모리 산업 수요 위축보다는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구글은 내달 2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국제 학습 표현 학회(ICLR 2026)에서 터보퀀트 연구 논문을 정식 발표하고 실증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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