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전남 고흥서 '계절근로자 인권유린' 또 터졌다

등록 2026.04.06 12:23:4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필리핀 노동자 A씨 '임금 체불·강제 빚' 정황 폭로

단체 "브로커 중간착취 방치한 고흥군 책임 커"

[고흥=뉴시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와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 등 인권단체가 6일 오전 전남 고흥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단체 제공) 2026.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흥=뉴시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와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 등 인권단체가 6일 오전 전남 고흥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단체 제공) 2026.04.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이현행 기자 = 당국이 최근 전남 고흥군의 한 굴 양식장에서 발생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권침해 사실을 수사 중인 가운데 또 다른 작업장에서도 브로커에 의한 노동 착취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6일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와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 등에 따르면 필리핀 계절근로자 A씨는 지난 지난해 11월5일부터 고흥의 한 굴 양식장에서 근무하며 심각한 인권침해와 경제적 수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근로계약서상 명시된 시급제가 아닌 가공된 굴 1㎏당 3000원을 지급하는 '무게 단위 수당' 방식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했고 임금 전체를 체불당하는 상황에 놓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건에는 지난달 드러난 '굴 양식장 인권침해 사건'의 핵심 인물인 브로커 일당(4명)이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브로커는 권한 없이 노동자들의 일정을 조정하고 감시했으며 고의로 일을 배정하지 않아 경제적 궁핍을 유도했다.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는 A씨에게 돈을 빌려주며 '빚'을 지게 한 뒤 이를 급여에서 공제하겠다는 문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하는 등 '현대판 노예제' 방식의 착취를 일삼았다는 것이다.

특히 단체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고흥군의 직무유기를 지목했다.

단체는 군이 법적 권한이 없는 브로커들의 행정처리 대행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했으며 브로커가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강제 송환하려 하거나 근무지 변경을 요구할 때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또 굴·김 양식 시기상 근로계약서 내용이 지켜질 수 없음을 사전에 알 수 있었음에도 대책 없이 비자 초청 절차를 진행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이날 오전 고흥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절노동자를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고흥군이 브로커들의 불법 파견과 착취를 알고도 묵인했다. 법무부 지침에 따라 계절노동자를 관리해야 할 책임은 고흥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로커들이 활보하며 노동자를 불법파견하고 임금을 착취하는 동안 고흥군은 뭘 했는지 의문이다. 고흥군은 계절노동자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을 향해선 "2년 전 유사 사건도 수사 지연으로 결국 혐의없음 처분됐다. 언어 장벽과 신분 불안이 있는 피해자에게 전화로 몇 마디 묻는 '전화 조사'는 사건 축소이자 은폐다. 통역인이 동행하는 안전한 장소에서의 대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단체와 변호인단은 고용주와 브로커 일당 등 총 6명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 고소했다.

또 이번 사건이 '인신매매피해자보호법'에서 정한 인신매매에 해당한다고 판단, 중앙인신매매피해자권익옹호기관에 피해 확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