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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戰 여파에 오염된 페르시아만…멸종위기종 위협 확산

등록 2026.05.06 15:00:14수정 2026.05.06 16: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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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시설 공격 후 원유 유출…호르모즈간주 해안 70% 오염

멸종위기 매부리바다거북 산란철에 직격…"100% 정화 불가능"

[서울=뉴시스] 중동 전쟁 속 유조선 피격으로 해상 기름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유럽우주국 제공)

[서울=뉴시스] 중동 전쟁 속 유조선 피격으로 해상 기름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유럽우주국 제공)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발생한 기름 유출이 페르시아만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멸종위기종인 매부리바다거북의 산란지가 오염되는 등 생태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5일(현지 시간) 페르시아만 시드바르섬(Shidvar Island) 일대 해안이 원유 유출로 오염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은 기름띠가 바다와 해변을 뒤덮었고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 전반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번 오염은 지난달 8일 이란 남부 라반섬의 정유시설이 공격을 받은 이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으로 송유 설비 일부가 파손되면서 유출된 원유가 페르시아만 해류를 타고 1.5km 떨어진 시드바르섬까지 확산된 것이다.

시드바르섬은 1987년부터 이란 환경부가 관리하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이란 유일의 보호 산호섬으로 인정한 섬이다. 멸종위기종인 매부리바다거북의 주요 산란지이자 철새, 산호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서식하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오염이 매부리바다거북의 주요 산란철인 4~5월에 발생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암컷 거북은 매년 같은 해변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데 원유 오염은 모래 속 산소 균형을 무너뜨리고 독성 물질을 알에 침투시켜 부화율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환경 당국은 이번 오염이 바다거북뿐 아니라 산호와 어류, 철새 서식지 등 해양 생태계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비브 마시히 타지아니 호르모즈간주 환경국장은 "오염이 정확히 매부리바다거북 산란철에 발생해 민감한 서식지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 지역은 단순히 멸종위기 거북의 산란지가 아니라 녹색바다거북과 바다제비갈매기 등을 포함한 다양한 귀중한 종들의 집중 서식지"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중복을 앞두고 작은발톱수달, 바다사자, 매부리바다거북 등 해양생물들에게 더위를 극복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특별 보양식’을 제공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여름 보양식 아이스볼을 먹는 매부리바다거북. (사진=롯데월드 제공) 2025.07.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중복을 앞두고 작은발톱수달, 바다사자, 매부리바다거북 등 해양생물들에게 더위를 극복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특별 보양식’을 제공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여름 보양식 아이스볼을 먹는 매부리바다거북. (사진=롯데월드 제공) 2025.07.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당국에 따르면 오염은 시드바르섬에 그치지 않고 호르모즈간주 해안선의 70% 이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반다르 아바스, 케슘섬, 호르무즈섬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기름띠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유출된 원유가 모래와 산호에 깊이 스며들 경우 생태계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국은 흡착 붐과 스키머 등 장비를 동원해 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완전한 복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마시히 타지아니 국장은 "오염량이 매우 많고 기술적·운영적 한계로 인해 100% 해안 정화는 불가능하다"며 "모래와 암반 해안에 상당한 환경적 영향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피해 현황을 담은 종합 환경 피해 보고서를 작성해 국내외 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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