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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 손상 반복' 서소문고가 참사…검경, 서울시 관리책임 정조준

등록 2026.05.27 15: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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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등급 판정 후 수차례 훼손 경고

보강·버팀대 없이 진입하다 붕괴

경찰·검찰 나란히 전담팀 편성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안전보건공단 중앙사고단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05.2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안전보건공단 중앙사고단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05.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안태현 인턴기자 = 3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서소문고가차도 붕괴 참사는 D등급 노후 구조물 철거라는 고위험 작업에서 안전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D등급 판정 이후 세 차례 구조물 손상이 반복됐고, 사고 당일 침하 징후가 포착됐는데도 보강 없이 점검을 강행한 것이 참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사실상 6년간 방치된 서소문고가차도에 대한 서울시의 관리 책임 수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소문고가차도는 지난 2019년 3월 교각 콘크리트 탈락 사고 직후 실시된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아 유지했다. D등급은 주요 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나 사용 제한이 필요한 안전성 미달 상태다.

1966년 준공된 서소문고가차도는 중구 중림동과 순화동을 이으며 도심 물류와 교통의 핵심축 역할을 해왔다. 특히 고가 하부로 서울역에서 신촌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의선 철길이 관통하는 구조적 특성상 철도와 도로를 분리하는 상징적 의미가 컸으나, 이번 붕괴로 인해 하부 철도 열차 운행까지 연쇄 차질을 빚고 있다.

D등급 판정 이후에도 구조물 훼손은 계속됐다. 2021년 바닥판 탈락에 이어, 2024년에는 보 콘크리트 탈락과 내부 강선 파손이 잇따라 확인됐다. 시는 콘크리트 추락 방지망 설치, 교각 보수, 중차량 통행 제한, 계측기 운영 등 임시 조치로 버텼으나 훼손을 막지 못했다. 시 당국 역시 단순 보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철거를 결정했다.

하지만 당초 2023년으로 예정됐던 철거 공사는 고가 하부 경의선 철길 교통 정체 우려와 설계 지연 등의 이유로 2년가량 밀린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해 4월 본격적인 철거 공사에 들어갔다. 총사업비 약 120억원 규모로 시공은 흥화, 감리는 수성엔지니어링이 맡았다.

하부 철길 탓에 철거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경의선 열차 운행 문제로 코레일과의 협의에 따라 오전 1시 30분부터 4시 사이 단 2시간 30분만 작업이 허용되는 등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사는 올해 7월 29일 완료 예정으로 공정률이 87.19%에 달했다.

사고 당일 새벽 이미 위험 신호가 감지됐음에도 제대로 된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전 2시30분께 고가 상판 일부가 2.9㎝ 내려앉은 뒤 구조물 보강이나 주변 전면 통제 등의 조치가 있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시 담당자가 침하 발생 사실을 첫 보고받은 것은 약 4시간30분이 지난 오전 7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오후 2시 별도 보강 없이 점검 인력 9명이 고가 하부에 직접 진입했다가 구조물 붕괴로 3명이 숨졌다. 점검 시작 약 30분 만의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D등급 노후 구조물 철거는 일반 공사보다 훨씬 엄격한 위험 예측과 안전 통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남은 하중과 임시 지지 구조, 작업 순서 하나하나가 생명과 직결되는 고위험 작업이지만 이번 현장에서는 침하 징후가 확인됐음에도 구조물 보강 없이 인력이 투입됐고 시방서에 명시된 버팀대조차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면 위험성 평가를 먼저 하고 안전성을 확보한 뒤 진입했어야 한다"며 "위험 요소를 뽑아내지 않고 바로 현장을 둘러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점검 중 인력이 진입하면서 하중에 의해 무너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찰청과 서울서부지검은 각각 전담수사팀을 편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백승언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50명 규모로, 검찰은 소재환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11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유관기관과 합동 정밀 감식을 진행했다.

서울시가 6년간 서소문고가차도의 구조물 손상이 반복됐음에도 부실 관리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검경은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발주처인 서울시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두고는 법리적 논란이 예상된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발주처에 대해서는 중처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 왔다"며 "서울시보다는 실질적으로 운영·관리하는 사업장인 시공사 측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 교수는 "새벽 침하 이후 보강 없이 점검을 재개한 결정 자체를 의무 위반이나 사고와의 인과관계로 곧바로 연결하기는 법리적으로 까다로워 향후 수사기관과 업체 간에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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