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재고 22년 만에 최저…중동 공급 공백 메우다 고갈
재고 15억7000만 배럴로 2004년 이후 최저
수출 급증·비축유 방출 겹치며 유가 재급등 경고
![[홉스=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 재고는 전주 대비 1060만 배럴 감소한 15억7000만 배럴로 집계됐다. 사진은 2020년 4월8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홉스 인근에서 원유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는 모습. 2026.06.04.](https://img1.newsis.com/2026/06/02/NISI20260602_0002150703_web.jpg?rnd=20260602085033)
[홉스=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 재고는 전주 대비 1060만 배럴 감소한 15억7000만 배럴로 집계됐다. 사진은 2020년 4월8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홉스 인근에서 원유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는 모습. 2026.06.04.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미국의 원유 재고가 2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제유가 재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공급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 재고는 전주 대비 1060만 배럴 감소한 15억700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급등하는 유가를 억제하기 위해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고, 미국 수출업체들이 중동 공급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수출을 확대하면서 재고가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중동산 원유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산 원유 확보에 나선 것도 재고 감소를 부추겼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수출은 지난주 하루 440만 배럴에서 580만 배럴로 급증했는데, 이는 다수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생산량을 웃도는 규모다.
최근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주장하면서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협상 낙관론이 약화되면서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이란 매체가 미국과의 협상 중단 가능성을 보도하자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각각 6%, 7% 이상 급등해 배럴당 97달러, 93달러선으로 올라섰는데, 한국시간 오후 2시 기준 브렌트유는 97달러선, WTI는 95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재고 감소와 유가 급등이 동시에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백악관 에너지 자문위원을 지낸 밥 맥널리 라피단 에너지 그룹 대표는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을 경우 올여름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경제와 금융 시스템 전반에 존재하는 취약성을 폭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오닉스 캐피털 그룹의 에드워드 헤이든-브리펫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글로벌 원유 시장의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완충 장치 역할을 하는 재고가 줄어들수록 그것은 안심 요인이 아니라 위험 요인으로 바뀐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현재까지 SPR에서 약 5000만 배럴을 방출했으며, 총 1억7200만 배럴 추가 방출도 승인한 상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면 유가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으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충격"으로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케이플러(Kpler)의 매트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대규모 정제 능력과 국내 생산량 덕분에 사실상 어느 나라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서도 "문제는 미국 재고가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까지 감소하고 있어, 결국 미국 내 가격이 상승해 수출과 재고 감소 속도를 늦춰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수출이 둔화되면 시장은 사실상 멈춰 설 수 있고, 그 경우 원유 구매자들이 의존할 수 있는 대체 공급처는 거의 남지 않게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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