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작가 사트라피 별세…이란 여성·인권 대변
![[서울=뉴시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이란 여성이 받은 억압을 다룬 자전적 그래픽 소설 '페르세폴리스'로 유명한 이란계 프랑스 작가이자 영화감독 마르잔 사트라피가 56세로 사망했다고 4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2021년 11월16일 로마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사트라피](https://img1.newsis.com/2026/06/04/NISI20260604_0001310093_web.jpg?rnd=20260605013917)
[서울=뉴시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이란 여성이 받은 억압을 다룬 자전적 그래픽 소설 '페르세폴리스'로 유명한 이란계 프랑스 작가이자 영화감독 마르잔 사트라피가 56세로 사망했다고 4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2021년 11월16일 로마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사트라피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이란 여성이 받은 억압을 다룬 자전적 그래픽 소설 '페르세폴리스'로 유명한 이란계 프랑스 작가이자 영화감독 마르잔 사트라피가 56세로 사망했다고 4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트라피 측근은 AFP통신에 "사트라피가 남편이자 ‘평생의 사랑’이었던 (스웨덴 출신 영화 감독이자 배우였던) 마티아스 리파의 사망 이후 1년여 만에 슬픔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사트라피는 1969년 이란 북부 라슈트에서 태어났다. 1979년 이란혁명 이후 급진화한 자국 상황을 우려한 부모에 의해 1983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을 떠났지만 서유럽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모를 그리워하다 1989년 귀국해 테헤란대에서 시각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그러나 1994년 프랑스로 이주해 스트라스부르와 파리에서 수학했고 2006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대표작 페르세폴리스는 테헤란에서 마르크스주의 성향의 지식인 부모 밑에서 성장하며 이슬람 체제 아래의 억압을 겪는 어린 시절, 그리고 유럽에서 망명생활과 정체성 탐색을 담은 흑백 그래픽 소설이다.
이 작품을 바탕으로 한 동명 애니메이션 영화는 2007년 칸 영화제 비평가협회 대상을 수상했고 2008년 세자르상 각색상,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랐다.
사트라피는 이란 내 여성·인권 억압을 비판하는 대표적 목소리로 꼽혔다.
그는 2022년 쿠르드계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규정 위반으로 도덕 경찰에 구금된 뒤 사망하자 이란 전역에서 벌어진 '여성, 삶, 자유' 시위에 적극 연대했다. 이란 여성들이 겪는 탄압과 인권 침해 실상을 고발한 그래픽 모음집 '여성, 삶, 자유(Femme, vie, liberté)'도 기획해 출간했다.
그는 같은해 파리에서 열린 아미니 사망 2주기 집회에도 참석해 "이 체제가 사라지는 것이 중요하다. 단, 하루아침에 되진 않지만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트라피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현재 수감 중인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재단으로부터 페미니즘·인권·자유를 위해 싸운 두려움 없는 목소리로 평가받았다. 재단은 "사트라피는 전 세계 무대에서 '여성, 삶, 자유' 운동의 메시지를 확대해 온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사트라피는 2024년 프랑스 미술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됐으며 같은해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수훈 대상자로 지명됐지만 거절했다.
그는 프랑스 당국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레지옹 도뇌르에 대해 존중을 표시하면서도 "이란 출신 반체제 인사들의 프랑스 입국을 막는 비자 정책은 위선적"이라며 "내 정체성의 절반을 이룬 이란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태도를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남편 마티아스 리파는 2025년 4월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트라피는 이후 파리에 오고 싶어 하는 해외 영화 전공 학생들을 지원하는 ‘마티아스·마르잔 리파-사트라피 영화 재단’을 설립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4일 성명에서 "프랑스 문화의 중심 인물이자 자유에 헌신한 예술가를 잃었다"며 "그의 작품은 보편적인 메시지로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고 애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은 "이란에서의 어린 시절을 보편적인 서사로 승화시킨 뛰어난 예술가"라고 기렸다.
프랑스 미술아카데미는 성명에서 "영화와 영화 교육에 열정적이었던 회원의 별세에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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