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전쟁 끝나도 고통은 계속…이란 덮친 초인플레 공포

등록 2026.06.06 17:45:57수정 2026.06.06 17:50: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식품물가 130% 급등·200만명 실직 추산

"다음 폭탄은 인플레이션" 경고

전쟁 피해 370조원…제재 완화로도 회복 어려울 전망

[테헤란=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가디언은 이란이 초인플레이션과 경제 위축, 전력난 등 전후 경제 충격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지난 4월 이란 테헤란에서 친정부 시위대가 이란 국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06.

[테헤란=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가디언은 이란이 초인플레이션과 경제 위축, 전력난 등 전후 경제 충격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지난 4월 이란 테헤란에서 친정부 시위대가 이란 국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06.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종전 합의가 아직 불투명한 가운데 이란은 이미 전후를 준비하고 있지만, 전쟁이 남긴 경제적·사회적 충격은 평화가 찾아오더라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간) 가디언은 이란이 초인플레이션과 경제 위축, 전력난 등 전후 경제 충격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실제 5월 기준 연간 식품 물가상승률은 130%에 달하고, 육류와 닭고기 가격은 176% 폭등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유제품 소비 급감으로 영양실조와 골다공증, 성장 부진이 늘고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인터넷 봉쇄로 최소 200만 명이 직·간접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란 반체제 유튜브·텔레그램 채널 '아자드(Azad)'에서는 전후 국가의 진로를 둘러싼 공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더 큰 개방을 주장하는 세력이 있는 반면, 이란 협상팀과 가까운 사이드 아조를루 등은 "약한 이란이라는 서방의 신화가 깨진 만큼 이제는 자립을 통해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향후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제로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고 동결 자산을 해제할 의향이 있는지에 크게 달려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란 경제학자들은 제재 완화가 전쟁으로 인한 총 2700억 달러(약 370조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 사정도 악화되고 있다. 이란 상공회의소 에너지위원회 위원장 아라시 나자피는 "생산을 유지하려면 하루 2시간의 정전을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에너지부는 계획 정전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정부는 에너지 사용량을 10% 줄이는 가구에 30%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내놓았다.

전쟁 이전부터 누적돼 온 사회 불만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쿠르디스탄대 사회학 교수 푸아드 하비비는 "경제 위기와 생계 불만이 분명히 커지고 있다"며 "공식적인 불만 표출 통로가 부족한 만큼 언제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분노가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나타나는 이른바 '국민적 결속' 역시 외부의 적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비비는 "폭격과 파괴에 직면하면 내부 연대가 형성되지만, 헤겔의 말처럼 전선이 승리하는 순간 내부 분열도 시작된다"고 말했다.

전 통신부 장관 모하마드 자바드 아자리 자흐로미는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다음 폭탄은 화약이 아닌 인플레이션일 수 있다"며 "전쟁터는 이제 식탁과 주거비가 됐다"라고 경고했다.

이란 정부는 사회 결속 유지를 강조하며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내부 결속을 당부하고 있지만, 인터넷 검열 완화와 함께 억눌렸던 사회 불만도 다시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