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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씩 환차손"…중기, 고환율에 '원가 폭탄'

등록 2026.06.26 05:02:00수정 2026.06.26 05: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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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환율 주간 거래 1542.7원…금융위기 후 최대

"직격탄 맞아…인상 폭 반영 못 하고 팔 곳도 없어"

[안산=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 3월 31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섬유공장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6.26. jtk@newsis.com

[안산=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 3월 31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섬유공장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6.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원·달러 환율에 원자재 수입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비싼 가격에 재료를 들여와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 속 경기 악화까지 겹친 '이중고'에 빠진 모습이다.

경기 화성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임원인 김모(69·남)씨는 26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환율이 폭등하면서 3개월째 월 7000여 만원의 환차손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알루미늄이 ㎏당 약 5달러까지 뛰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환변동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 급등에 따른 피해 유형 1순위로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81.6%)'이 꼽혔다. 중소기업이 생각하는 적정 환율은 평균 1362.6원으로, 최근 1500원대를 돌파한 환율과 1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김씨는 "수출로 생긴 환차익으로 손실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었지만 환율이 1500원을 넘어가면서부터는 감당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0.9원 오른 1542.7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김씨는 "68명의 직원을 위해 공장은 계속 돌리고 있는데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을 6억원씩 주는 건 꿈도 못 꾸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30년 넘게 플라스틱 사출 업체를 운영해 온 맹모(55·남)씨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보다 상황이 심각하고 평가했다.

맹씨는 "IMF 때는 환율이 치솟았다가 안정이 됐지만 지금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려스럽다"며 "석유화학제품 수입 원단의 ㎏당 가격이 한 달 새 1000원이나 올랐다. 고환율에 직격탄을 맞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전쟁 이후 정부의 나프타 수출 제한으로 어느 정도 괜찮아지나 싶었는데 환율 때문에 도로 원점이 됐다. 수입 원재료가 없으면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쓰고있다"고 부연했다.

고환율도 문제지만 급격히 위축된 내수시장도 중소기업들을 짓누르고 있다.

2000년부터 철강회사를 하고 있는 곽모(57·남)씨도 "환율 인상분을 단가에 반영하기도 어려운 데다가 경기 악화로 거래처마저 줄고 있다"고 말했다.

곽씨는 "예전엔 원가가 1~2년 단위로 올랐는데 지금은 환율 때문에 매달 상승하니까 버티기가 힘들다"며 "수주 경쟁에서 가격을 올릴 수도 없으니 손해 볼 걸 알면서도 팔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털어놨다. 이어 "고육지책으로 환율 영향을 덜 받는 고부가 가치 품목으로 생산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환율 여파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타격이 큰 만큼,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금융 지원과 함께 중장기 대응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환율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의 자금 부담을 한시적으로라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금융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원자재 수입 중소기업의 부담이 워낙 큰 점을 고려하면 통화 스와프처럼 협력국과의 원자재 스와프 체계를 중장기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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