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오싹한 스릴러…인간 심리를 파헤친다
심리극 연달아 무대…2인 심리극 '댄포스가 옳았다' '언체인'
원작 재해석한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블랙메리포핀스'

연극 '댄포스가 옳았다' 공연 장면. (사진=트위스트1971 공연제작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끔찍한 범죄보다 더 서늘한 것은 사람의 마음일지 모른다.
올여름 무대에는 사건의 진실을 쫓기보다 그 이면에 숨은 욕망과 죄의식, 기억의 균열을 들여다보는 심리극들이 잇따라 관객을 만난다. 밀실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심리전부터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엇갈린 기억까지,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작품들이 색다른 긴장감을 선사한다.
2인극으로 극대화한 심리전
철저히 격리된 공간에서 일곱 번의 만남이 이어지는 동안, 용의자의 파편화된 기억과 프로파일러의 정교한 분석이 충돌한다. 어느 순간 두 인물의 관계는 역전되고, 용의자가 되레 프로파일러를 프로파일링하는 듯한 팽팽한 심리 게임이 벌어진다.
연극 '언체인(~9월 6일, 예스24 스테이지 2관)'은 실종된 딸 줄리를 둘러싼 두 인물의 대면을 통해 기억과 진실, 죄의식과 연민이 교차하는 과정을 그린다.
마크는 불안정하고 흐릿한 기억 속에 머물러 있는 싱어를 집요하게 압박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좇고, 싱어는 지워진 기억의 흔적을 더듬으며 혼란스러운 진실과 맞닥뜨린다.
서로를 밀어붙이고 버티는 대화와 침묵, 쉽게 거두어지지 않는 의심이 이어진다. 관객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두 인물의 날 선 공방을 따라가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공연 장면. (사진=쇼노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각난 진실, 엇갈린 시선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대표작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방대한 서사를 밀도 있게 압축해 각 인물의 심리를 따라 사건의 진실을 하나씩 풀어낸다.
네 형제의 신념과 욕망, 갈등이 드러나며 사건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관객은 삶과 죽음, 선과 악,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마주하게 된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9월 6일, 링크아트센터 벅스홀)는 1926년 발생한 그라첸 슈워츠 박사 대저택 화재 사건의 생존자인 네 남매와, 진실과 함께 사라진 아이들의 보모 메리 슈미트의 이야기를 다룬다. 동화 '메리포핀스'를 모티브로 재해석했다.
2012년 초연된 작품은 7번의 시즌 동안 하나의 사건을 각 캐릭터의 시선으로 풀어낸 세 개의 버전과 완결판을 선보였다. 서로 다른 시점에서 하나의 사건을 조각처럼 맞춰가는 구성은 치밀한 심리극의 묘미를 살린다.
이번 시즌에는 '한스, 메리포핀스 살인사건을 위한 변호'를 시작으로 '헤르만, 모래 사나이가 나오는 꿈', '요나스, 숲의 기억', 완결판 '안나의 방'까지 네 편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올라운드 버전으로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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