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에 도시 마비…車안 유아 사망·익사 급증
프랑스서 차량 내 유아 사망 잇따라…전국 익사자 최소 55명
영국 6월 최고기온 사흘 연속 경신…병원·학교·철도 압박
![[파리=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분수대에서 한 시민이 폭염을 피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6.25.](https://img1.newsis.com/2026/06/25/NISI20260625_0001368791_web.jpg?rnd=20260625094315)
[파리=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분수대에서 한 시민이 폭염을 피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6.25.
영국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차량 안에서 숨지는 유아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폭염 속 물놀이에 나선 사람이 늘면서 익사자도 최소 55명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을 휩쓴 폭염은 동쪽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보됐고, 약 1억5000만명이 섭씨 35도 이상의 폭염권에 놓일 것으로 전망됐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의 한 병원은 이날 18개월 남아가 이번 주 초 응급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고 밝혔다. 이 아이는 차량 안에서 심한 고열 상태로 발견됐다. 현지 경찰 소식통은 아이의 아버지가 어린이집에 데려다줘야 했던 아들을 차 안에 둔 채 잊고 출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말했다.
차량 안에서 아이가 숨지는 사고는 잇따랐다. 파리 교외에서는 3세 남아가 차 안에 들어갔다가 어린이 보호 잠금장치가 작동해 빠져나오지 못한 채 숨졌다. 또 다른 사고에서는 2세와 4세 어린이가 주거지 주차장에 세워진 가족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익사 사고도 급증했다. 마리나 페라리 프랑스 체육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프랑스 전역의 익사자가 최소 5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주 초 집계된 40명보다 늘어난 규모다. 페라리 장관은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티칸시티=AP/뉴시스] 천주교 신도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유럽 전역에 폭염이 지속되면서 올해 7월이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2023.07.30.](https://img1.newsis.com/2023/07/23/NISI20230723_0000365661_web.jpg?rnd=20230730090646)
[바티칸시티=AP/뉴시스] 천주교 신도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유럽 전역에 폭염이 지속되면서 올해 7월이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2023.07.30.
런던을 포함한 잉글랜드 남동부에는 사흘째 적색 폭염 경보가 유지됐다. 적색 경보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생명 위험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영국의 여러 병원은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런던 구급대는 지난 24일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 대한 대응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학교와 철도 운행도 폭염의 영향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이번 주 1000곳이 넘는 학교가 문을 닫거나 일부 수업을 중단했다. 냉방 시설이 부족하고 단열이 잘되지 않는 건물이 과열됐기 때문이다. 철도 승객들에게는 꼭 필요하지 않은 이동을 피하라는 권고가 내려졌고, 여러 철도 운영사는 감속 운행이나 감편 운행에 들어갔다.
물과 전력 수요도 급증했다. 현지 수도회사는 폭염으로 물 수요가 늘었다며 잉글랜드 켄트 지역에서 정원에 물을 주거나 세차할 때 쓰는 호스 사용을 제한했다. 영국 에너지 운영기관도 에어컨과 선풍기 사용 증가에 따른 전력 수급 부담을 경고했다.
![[로마=AP/뉴시스] 유럽 전역에 폭염이 기승을 부린 2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수도에서 사람들이 물을 받고 있다. 2026.06.24.](https://img1.newsis.com/2026/06/24/NISI20260624_0001365943_web.jpg?rnd=20260624090217)
[로마=AP/뉴시스] 유럽 전역에 폭염이 기승을 부린 2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수도에서 사람들이 물을 받고 있다. 2026.06.24.
익사자 집계와 별도로, 프랑스 응급의사협회장은 파리에서 24시간 동안 응급의료 현장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55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평소 같은 기간 사망자가 3~4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큰 규모라는 설명이다.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성소수자 인권 행진인 파리 프라이드 주최 측은 대규모 인파가 응급서비스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경찰 우려에 따라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리옹 프라이드 행진과 HIV 감염인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한 음악축제 ‘솔리데이스’도 취소됐다.
프랑스와 영국의 폭염은 이날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열기는 중부와 동부 유럽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벨기에에서는 매년 수천명을 끌어모으는 1815년 워털루 전투 재연 행사가 취소됐고, 네덜란드에서는 사상 첫 적색 폭염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대형 테크노 음악축제 ‘데프콘1’이 취소됐다.
![[릴=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북부 릴에서 한 청년이 폭염 속 더위를 식히기 위해 다리 밑 강으로 뛰어내리고 있다. 2026.06.25.](https://img1.newsis.com/2026/06/25/NISI20260625_0001368818_web.jpg?rnd=20260625094315)
[릴=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북부 릴에서 한 청년이 폭염 속 더위를 식히기 위해 다리 밑 강으로 뛰어내리고 있다. 2026.06.25.
유럽 남동부 일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폭염 피해가 덜했다. 그리스와 키프로스의 기온은 30도대 후반까지 올랐지만, 여름철 북풍 덕분에 더위가 다소 누그러졌다. 그리스 중부 일부 지역에는 폭우와 폭풍, 우박 예보까지 내려졌다.
과학자들은 이번 폭염이 유럽에서 관측된 폭염 가운데 가장 심각하고 광범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주요 도시 850곳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전례 없는 수준의 더위에 시달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위기가 이런 극단적 고온을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세계기상기구의 존 케네디 기후정보 책임자는 1976년 폭염 이후 50년 동안 유럽이 약 섭씨 2도 더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폭염은 더 자주, 더 오래,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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