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주차비만 24만원…"즐기려면 빚내라" 펀플레이션의 그늘
월드컵 넘어 NBA 결승·콘서트까지 고가 관람 확산
동적 가격제·재판매 시장·VIP 패키지가 비용 밀어올려
부유층은 지갑 열고 중산층은 할부 결제…경험소비 양극화
![[서울=뉴시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 관중석에서 한 여성 축구팬이 남자친구에게 무릎을 꿇고 깜짝 프로포즈를 선사해 화제다. (사진=@CollinRugg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27/NISI20260627_0002171756_web.jpg?rnd=20260627152054)
[서울=뉴시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 관중석에서 한 여성 축구팬이 남자친구에게 무릎을 꿇고 깜짝 프로포즈를 선사해 화제다. (사진=@CollinRugg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월드컵과 콘서트, 프로스포츠 결승전 등 대형 라이브 이벤트 관람 비용이 코로나19 이후 급등하면서 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드컵을 보려고 1년 넘게 돈을 모은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부부는 예상보다 큰 관전 비용에 놀랐다. 안드레아 로하스와 카를로스 라몬 부부가 보스턴, 뉴저지, 마이애미 경기를 관전하는 데 드는 총비용은 1만 달러, 약 1400만원에 달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관전 비용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티켓값부터 부담이 컸다. 부부는 구체적인 대진과 일정이 확정되기도 전에 국제축구연맹(FIFA)이 운영하는 공식 재판매 플랫폼에서 1장당 800달러, 약 112만원짜리 티켓을 샀다. 티켓 외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보스턴 인근 질레트 스타디움의 주차비는 175달러, 약 24만원이었다. 마이애미 인근 경기장 주차비는 150달러, 약 21만원이었다.
![[뉴욕=AP/뉴시스] 농구팬들이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미 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 경기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6.06.09.](https://img1.newsis.com/2026/06/09/NISI20260609_0001321525_web.jpg?rnd=20260609140633)
[뉴욕=AP/뉴시스] 농구팬들이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미 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 경기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6.06.09.
펀플레이션은 재미와 여가를 뜻하는 ‘펀’과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이다. 스포츠, 공연, 여행 등 즐길 거리에 쓰는 비용이 일반 물가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비싼 관람료는 월드컵을 넘어 공연과 프로스포츠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NBA 결승, 인기 가수 콘서트, 중장년층 팬이 많은 대형 투어까지 가격 상승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 티켓 거래 플랫폼 시트긱에 따르면 재판매 시장에서 월드컵 경기 티켓 평균 가격은 1084달러, 약 152만원이었다.
![[토론토=AP/뉴시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14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더 에라스 투어' 오프닝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4.11.15.](https://img1.newsis.com/2024/11/15/NISI20241115_0001641079_web.jpg?rnd=20241115112801)
[토론토=AP/뉴시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14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더 에라스 투어' 오프닝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4.11.15.
FIFA 관계자는 다양한 가격대의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수익은 비영리 기구인 FIFA의 전 세계 축구 보급·개발 사업에 쓰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팬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은 티켓값을 넘어 항공료, 숙박비, 교통비, 주차비까지 한꺼번에 불어난다.
가격 상승의 수혜자는 스포츠 리그, 공연기획사, 티켓 플랫폼, 결제회사, 접대·숙박업체들이다. 먼저 사고 나눠 갚는 ‘선구매 후결제’ 업체들도 수혜자로 꼽힌다. 팬들이 비싼 좌석을 나눠 결제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토론토=AP/뉴시스] 13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리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Eras) 투어 개막을 앞두고 팬들이 기념품을 산 뒤 센터를 나서고 있다. 스위프트의 공연은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2024.11.14.](https://img1.newsis.com/2024/11/14/NISI20241114_0001638146_web.jpg?rnd=20241114100423)
[토론토=AP/뉴시스] 13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리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Eras) 투어 개막을 앞두고 팬들이 기념품을 산 뒤 센터를 나서고 있다. 스위프트의 공연은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2024.11.14.
티켓값이 뛰는 데는 업계 구조도 한몫했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관람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고, 다른 주나 해외까지 이동해 공연과 경기를 보는 ‘이벤트 관광’도 일반화했다. 여기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통한 티켓 대량 구매, 수요가 몰릴수록 가격을 올리는 동적 가격제, VIP 패키지 확산이 겹쳤다.
관람 비용이 오르자 소비자들은 여러 공연을 보러 다니기보다, 꼭 보고 싶은 한두 번의 행사에 돈을 몰아 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WSJ은 최상위 인기 공연과 스포츠 경기로 돈이 계속 몰리는 한, ‘한 번뿐인 경험’이라는 팬심이 떠받치는 펀플레이션의 그늘도 쉽게 사라지기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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