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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들어봐"…18년 만에 바뀐 폭염특보, 이달부터 달라진다

등록 2026.07.05 08:00:00수정 2026.07.05 0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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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에 변경…7월 더위와 함께 첫 시험대

[서울=뉴시스] 2일 탑골공원에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쉬고 있다. 2026.07.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일 탑골공원에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쉬고 있다. 2026.07.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박시영 인턴기자 = "폭염 중대경보요? 처음 들어봤어요."

지난 2일 탑골공원에서 만난 고세일(86·은평구)씨는 올해부터 폭염특보 체계가 바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같은 날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80세 김모씨도, 성북구에서 장기를 두기 위해 종로까지 나왔다는 80대 이모씨도 새 경보 체계를 알지 못했다.

기상청은 지난달 1일부터 폭염특보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18년만에 변화에 나섰지만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는 아직 와닿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경로당을 자주 찾는 김태연 씨(83·종로구)만 "티비에서 들어본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올해 첫 폭염특보가 지난달 29일에나 발효된 데 이어 7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이 새 경보 체계가 이들의 일상을 조금씩 바꿔갈 것으로 보인다.

3단계로 세분화된 특보… 밤 더위 경보까지 새로 생겨

가장 큰 변화는 기존 '폭염주의보-폭염경보' 2단계에 최상위 단계인 '폭염 중대경보'가 추가돼 3단계 체계로 개편된 것이다.

폭염주의보(체감 33℃ 이상 2일 이상)·폭염경보(35℃ 이상 2일 이상)와 달리 폭염 중대경보는 체감온도 38℃ 또는 기온 39℃ 이상이 단 하루만 예상돼도 발령된다.

이틀을 기다리지 않고 극단적 더위가 예상되는 즉시 최고 수위 경고를 선제적으로 내리는 방식이다.

기상청은 "이례적인 폭염으로 건강한 사람을 포함해 전 국민에게 사망 등 중대피해 위험이 현저하게 높아진 상황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야간 경보도 처음 생겼다. 새로 도입된 열대야 주의보는 밤 최저기온 25℃ 이상이 하루만 예상되면 발표된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주간에 폭염으로 인체에 누적된 피로가 야간에도 해소되지 않을 때 온열질환 피해가 더욱 커지는 점을 고려해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열대야였을 경우, 낮 기온이 같더라도 온열질환자가 최대 약 90%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10년 자료 기준으로 열대야 주의보 해당 날은 특보구역당 연평균 5.0일 수준으로, 7·8월에 전체의 91.8%가 집중됐다.

서울 서남권은 연평균 17.2일로 가장 빈번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중대경보가 발령되면 행동 수칙도 달라진다. 기상청은 '중단(Stop)-이동(Move)-확인(Check)' 3단계를 권고한다.

모든 야외활동을 즉시 멈추고, 무더위쉼터 등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며, 주변 가족과 이웃, 차 안에 남겨진 생명까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특보구역도 22년 만에 183개에서 235개로 세분화됐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강변과 내륙, 빌딩 밀집지역과 주택가의 체감온도 차이를 반영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시 폭염대피시설의 모습. 2026.07.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시 폭염대피시설의 모습. 2026.07.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단계 상승시 노인 안부 확인부터 자녀 알림 이뤄져

새 체계에서는 경보 단계에 따라 사회 각 분야의 대응도 구체적으로 달라진다.

탑골공원에서 매일 급식을 먹고 시간을 보내는 고 씨처럼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의 경우, 폭염 중대경보가 발령되면 평상시 주 2~3회이던 안부 확인이 매일 2회로 강화된다.

고독사 위험군은 이틀에 한 번, 쪽방촌 주민 고위험군은 매일 한 차례 전화·방문 안부 확인을 받는다.

멀리 사는 자녀가 부모의 안전을 챙기는 방식도 바뀐다.

행정안전부 안전디딤돌 앱에 부모 거주지역을 등록하면 해당 지역에 폭염특보나 재난문자가 발령될 때 자녀에게도 동시에 알림이 전달된다.

이달이 첫 시험대…올여름은 더 더울 것으로 전망

새 경보 체계가 본격 가동될 시점은 7월이 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7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60%로 제시했다. 지난달 29일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되며 본격적인 더위의 시작을 알렸다.

최근 10년 자료를 적용하면 폭염 중대경보 기준에 해당하는 날은 전국 연평균 9일·40회 수준으로 7·8월에만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권역별로 연 0.4~0.7일에 불과해 당장 발령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 그리고 열대야 주의보는 장마 이후 잇따라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

새 경보 체계가 도입된 배경에는 갈수록 심해지는 폭염 피해가 있다.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4460명으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고 사망자는 29명이었다.

지난해 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전국 평균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는 1970년대 대비 약 2~3배 급증했다.

제도는 바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다르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홈리스 윤모(50대)씨는 폭염대피시설에 음료수를 못 갖고 들어간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기상청에서 경보 체계를 바꾸는 것도 좋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주변에서 물 한 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인근 서울시 폭염대피시설 해피소는 하루 400~500명이 찾고 있으며 더운 날에는 시간당 100명까지 몰린다. 내부 온도는 항상 20~23℃로 유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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