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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요금 고지' 10월 도입…"통신비 인하 대신 집토끼 단속?"

등록 2026.07.11 08:00:00수정 2026.07.11 08:10:24

해외서 성과 엇갈린 최적요금제, 한국형 제도 도입 '코앞'

통신 3사 가입자에 6개월마다 안내…산정 기준·제시 방식 쟁점

영국 "사업자 전환보다 재계약 효과 커"…EU는 연 1회 고지 폐지 추진

KISDI "韓 산정 기준·고지 시점·제시 방식 세심 검토 필요"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이동통신 대리점 모습.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이동통신 대리점 모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오는 10월부터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대상으로 '최적요금제 고지 의무'가 전격 도입된다. 가입자의 실제 데이터·음성 이용 행태를 분석해 가장 저렴하고 적합한 요금제를 주기적으로 알려주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먼저 제도를 도입한 해외에서는 통신비 절감이나 알뜰폰 등으로의 '사업자 전환'보다는, 기존 통신사 가입자를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은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자 의무 고지 횟수를 줄이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제도 안착을 위한 세부 고시 마련이 한창인 가운데, 산정 기준과 고지 방식 등이 실효성을 가를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영국 "타사 전환 효과 미미"…EU는 '연 1회 정기 고지' 축소

유럽연합(EU)은 이미 지난 2018년 유럽전자통신법(EECC)을 개정해 약정 종료 전 알림과 함께 '최소 연 1회 최적요금 정보 제공 의무'를 도입했다. 아일랜드와 독일 등이 이를 현지법에 반영해 운영 중이다. 영국 역시 약정 종료 10~40일 전에 계약 종료일과 해지 방법을 알리는 '계약 종료 고지(ECN)'와, 약정이 끝난 가입자에게 최소 12개월마다 최적요금을 알려주는 '연간 최적요금 고지(ABTN)'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기관의 사후평가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컴(Ofcom)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최적요금 고지(ABTN)는 이동통신 가입자의 '재계약'을 유도하는 효과가 '사업자 전환'보다 월등히 높았다.

영국 이통사 쓰리(Three)의 경우 고지 이후 자사 재계약률은 4.75% 늘었으나 타사 전환율은 1.47% 증가에 그쳤다. O2 역시 재계약 효과(2.02%)가 전환 효과(0.87%)를 웃돌았다. 테스코 모바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안내되는 정보가 타사 상품과의 비교가 아닌 '자사 요금제 변경 옵션'에만 머물다 보니, 결과적으로 기존 통신사의 '집토끼 지키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분석이다.

제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EU는 제도 정비에 나섰다. 현행 EECC에서 정기적인 '연 1회 최적요금 정보 제공 의무'를 제외하고, 계약이 자동 연장되기 직전 시점에만 최적요금을 조언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방향이다. 무의미한 정보 반복 제공보다 이용자가 실제 선택을 앞둔 타이밍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뉴시스]아일랜드 보다폰이 약정 종료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최적요금 안내 통지문 예시. (사진=KISDI 보고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아일랜드 보다폰이 약정 종료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최적요금 안내 통지문 예시. (사진=KISDI 보고서) *재판매 및 DB 금지




韓 통신 3사 대상 6개월 주기 고지…'실효성 보완' 과제

국내에서도 오는 10월부터 최적요금제 고지 의무가 시행된다. 이에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적요금제의 고지 대상과 방법, 내용 등을 규정한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시안은 고지의무사업자를 전년도 이동통신서비스 매출액 1조원 초과 사업자로 정했다. 사실상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3사는 휴대폰 후불요금제 가입자에게 6개월마다 최적요금제 정보를 알려야 한다. 최적요금제는 최근 6개월간 음성·문자·데이터 평균 이용량과 특정 요금제 이용조건 관련 정보를 고려해 선정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스마트기기 이용요금 할인 등 부가혜택과 위약금도 함께 고려해 추가로 선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이용 중인 요금제보다 이용요금이 높은 요금제도 추가로 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량과 부가혜택, 위약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용자에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다. 고지 내용에도 최적요금제로 변경할 경우 예상 이용요금, 위약금, 부가혜택, 결합할인, 가족할인 금액 변화가 포함된다.

결국 국내 제도의 성패는 통신사가 최적요금을 산정하는 기준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수립하느냐와, 결합할인이나 위약금 변화 등 복잡한 조건 속에서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제 부담액 차이를 얼마나 명확하게 제시하느냐에 달렸다.

통신 정책 전문가들은 국내 제도 역시 구조상 자사 요금제 내에서의 비교에 그치는 만큼, 해외 사례처럼 알뜰폰 등으로의 이동보다는 자사 내 요금제 조정 효과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보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국내 최적요금제 고지 제도의 구체적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적용 대상, 고지 시점 및 주기, 최적요금제의 산정 및 제시 기준 등에 대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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