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정군 연합회의서 '특대형부패' 이례적 공개…김정은식 '공포정치' 관측(종합)
등록 2026.07.11 14:52:58수정 2026.07.11 16:46:02
당정군 연합회의 이례적 개최…김정은 직접 참석해 강하게 질타
北 "박희철 전 軍조직부국장 특대형부패 단죄…뇌물사취·매관매직"
金 "당 노선에 도전…국가·인민 이익 침해한 탐오행위, 약취범죄"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9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9기 제1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7.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10/NISI20260710_0021358289_web.jpg?rnd=20260710111050)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9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9기 제1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7.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 하에 "반혁명적, 반사회주의적, 반인민적행위들에 경종을 울리고 강도높은 투쟁의 심화를 알리는 당,정,군 엽합회의가 10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11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박희철 전 인민군총정치국 조직부국장과 공범의 부정부패행위를 폭로하는 자료통보가 있었다. 앞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지난 6월 말 박 전 부국장의 부정부패혐의를 입건조사하자, 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2차전원회의는 박 전 부국장을 당중앙지도기관에서 소환하고 법기관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통신은 "피소자 박희철은 당의 규률강화노선에 도전해 조직권과 간부권을 악용하며 부정부패, 부정축재행위를 감행하면서 거액의 뇌물사취와 부화방탕으로 인민군대 간부대렬의 질적강화와 전투력제고, 건전한 군풍확립에 막대한 해독을 끼쳤다"며 "지난 4년간 온갖 세도와 전횡을 부리면서 자기에 대한 특별한 환상을 조성했으며 주위에 모여드는 탐욕과 직위욕이 강한 불건전한자들로부터 많은 뇌물을 받아 사취했다"고 전했다.
또 "군대 안에 매관매직, 뇌물수수, 정치협잡행위를 조장시켰으며 심복, 아첨군들을 중요직제들에 배치하면서 당의 유일적령군체계확립에 저해를 주었다"며 "극대량의 국가자금과 물자, 살림집들을 략취하고 그것을 부화방탕한 생활에 탕진하면서 당의 영군방침관철을 사사건건 태공(태업)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박희철의 부정부패는 배태하고있는 위험성과 해독성에 있어서 상상을 초월하는 특대형범죄"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재판소는 특대형부패분자들의 범죄행위를 준렬히 단죄하면서 피소자들에게 형벌들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다만 범행 일체가 객관적인 증거로 명백히 증명됐다면서도 박 전 부국장에 적용한 죄명이나 형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연합회의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당과 인민이 그토록 경멸하는 부정축재를 억제,적발,제거해야 할 중임과 권한이 부여된 책임적인 직위에 있는 자가 그 권한을 사리사욕의 무기로 도용하고 부정부패의 주모자로 등장한데 이번 사건의 본질이 있다"면서 "이것은 당의 규율건설노선에 도전한 정치적 범죄이며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한 고의적인 탐오행위, 약취범죄"라고 언급했다.
또 "우리 당이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와의 전면전쟁을 선포하고 투쟁의 강도를 부단히 높이는 때에 특대형부패사건이 발생하였다는데 문제의 엄중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각급 규률조사부문에 주의를 환기시킨다"고 언급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일군(간부)들이 부정부패에 오염되지 않고 당적 원칙을 저버리지 않도록 교양과 통제를 부단히 심화시키지 않는다면 부패행위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이라면서 "모든 일군들이 원칙성과 청렴결백성을 생명으로 간직해야 하며 사업과 생활에서 항시 당의 신임을 자각하고 인민의 눈길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당정군 연합회의 소집은 김정은 체제에서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 내부의 인사권과 조직권을 쥐고 있는 핵심 요직으로 통하는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의 실명을 노출하고 매관매직 등 구체적인 범죄 사실을 대내외에 날 것 그대로 공표한 점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정·군 연합회의라는 특이적 형식"이라며 "단순한 군 내부 총화나 당 전원회의가 아닌, 당·정·군과 전국 주요 기업소, 규률·법기관 책임자까지 한자리에 모은 연합회의를 소집, 이는 군의 비위를 온 국가적 경종으로 삼겠다는 극단적인 조치"라고 해석했다.
군부 비대화에 따른 세력화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임 교수는 "최근 북한군이 핵무력 고도화, 해군기지 현대화는 물론 탄광지구 개변 등 국가 경제 사업까지 전면 주도하면서 군부의 권한과 이권이 지나치게 비대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사권을 쥔 박희철이 군 내부에 '자기 세력(심복·아첨꾼)'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제2의 장성택 사건' 급의 싹으로 보고 선제적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정치적 범죄'라고 발언한 배경을 두고 임 교수는 "단순한 경제 범죄나 탐오(횡령)를 넘어 자기에 대한 특별한 환상을 조성하고 심복을 배치함으로써 '당의 유일적령군체계(김정은의 군 장악)'를 저해한 정치 범죄로 규정한 것"이라며 "김정은 유일령도체제를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재확립하려는 계산"이라고 했다.
이날 연합회의에는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지도간부들과 조선인민군 각급 지휘관들, 성, 중앙기관, 당 및 정권기관, 주요공장, 기업소 책임일군들,규율조사부문, 법기관의 일군들이 참가했으며 "연합회의 참가자들은 엄격한 정치도덕적 계율의 준수와 비타협적인 투쟁의 심화가 오늘의 중대한 역사적 행정에서 가지는 필수성과 절박성을 새로이 자각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부정부패 근절 본보기를 위해 당정군을 모두 모아 연합회의라는 형식으로 개최했다"며 "부정부패 근절 의제하의 당정군 연합회의는 이례적"이라고 했다.
양 석좌교수는 또 "박희철 부정부패에 대한 처단방식을 사실상 공개 인민재판 형식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장성택 축출과 유사한 방식으로 체제결속을 위한 공포정치 일환으로 조직담당비서 조용원 주도 하의 당정군 고강도 검열이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당·정·군 연합회의에 대해 "군부 내 뿌리 깊은 부패의 방증이다. 국가 건설과 국방안보의 선봉에 서야 할 인민군 최고 지도부 내에서 조직적인 매관매직과 국가 물자 약취가 공공연히 자행 돼왔음을 역설적으로 입증한다"며 "군대가 아무리 비대해지고 경제 건설 전면에 나선다 하더라도, 당의 규율과 사법 통제 아래에 철저히 종속돼야 한다는 '당의 군대' 원칙을 재입증한 것"이라고 봤다.
임 교수는 또 당 조직지도부장이었던 김재룡이 지휘 책임을 지고 해임되고, 김정은의 복심이자 사정 전문가인 조용원이 조직비서로 급거 복귀한 배경에는 "김정은식'공포정치와 청렴성의 결합"을 노린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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