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부터 수사까지"…성폭력 피해자 돕는 '해바라기센터'
등록 2026.07.12 12:00:00수정 2026.07.12 13:06:24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 서울해바라기센터 취재
서울해바라기센터, 간호사·경찰·상담사 등 30여명 상주
응급키트 사용으로 성폭력 증거 수집…12단계로 구성
영상증인신문실 등 다양한 시설 제공…경찰·법원 연계
피해자 연대 프로그램 진행…북콘서트 등 워크숍까지
![[서울=뉴시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해바라기센터에서 프레스투어를 진행했다.(사진=성평등가족부 제공) 2026.07.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11/NISI20260711_0002184155_web.jpg?rnd=20260711185137)
[서울=뉴시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해바라기센터에서 프레스투어를 진행했다.(사진=성평등가족부 제공) 2026.07.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에는 성폭력 피해자 위기 지원센터가 있지만, 경찰관은 포함돼 있지 않아요. 하지만 한국의 해바라기센터는 의료뿐만 아니라 상담, 수사 연계까지 함께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통합 지원 시스템입니다."
정명신 서울해바라기센터 행정소장은 지난 10일 해바라기센터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피해자를 위한 365일 24시간 진료부터 상담 프로그램, 수사 연계까지.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 피해자의 사회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라 설립된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다. 2004년에 처음 시작돼 현재 전국에는 41개소가 있다.
유형은 위기지원형, 아동형, 통합형 등 3가지로 구분된다.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및 지적 장애인 등을 주로 지원하는 아동형 센터와 달리 위기지원형과 통합형 센터는 성별이나 연령과 관계 없이 모든 피해자가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위기지원형이 18개소로 가장 많고 통합형이 16개소, 아동형이 7개소다.
통합형인 서울해바라기센터는 지난해 1905명의 피해자를 지원했다. 여성 1665명, 남성 230명, 성별이 파악되지 않은 사람 10명이었다. 연령별로는 19세 이상이 1235명이었고 13~18세도 200명에 달했다.
센터 본관에는 진료실과 모니터실, 진술녹화실 등 성폭력 피해자의 직접적인 진료를 담당하는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별관 시설은 심리평가실이나 놀이치료실 등 피해 회복 지원에 초점을 뒀다.
현재 센터에는 상담지원팀 9명, 의료지원팀 7명, 심리지원팀 4명, 수사팀 4명, 행정지원팀 2명 등을 포함해 30여명의 전문가가 있다. 이들은 진료, 심리 상담, 수사 등으로 피해자의 사회 복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가 센터에 방문하면, 간호사는 피해자나 관계인과 상담 후 총 12단계의 응급키트 사용 과정을 시작한다.
첫 단계로 성폭력 피해자나 관계인은 동의서를 작성하게 된다. 동의서는 총 3장으로 센터를 비롯해 경찰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각각 보관된다. 동의서 작성이 끝나면 간호사는 피해자의 겉옷, 신체 등에 있는 증거를 수집해 각각 봉투에 보관한다. 이후 간호사는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어느 부위에서 증거를 수집했는지 피해자가 알 수 있게 하며, 피해자들은 응급 피임약과 예방적 항생제를 복용한다.
심현지 의료지원팀 간호사는 "의료지원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신속하고 정확한 증거 채취"라며 "증거 채취가 추후 항문외과와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등 병원 진료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피해자 맞춤형 의료 상담을 제공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열린 서울해바라기센터 프레스투어에서 심현지 간호사가 응급키트 사용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성평등가족부 제공) 2026.07.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11/NISI20260711_0002184157_web.jpg?rnd=20260711185511)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열린 서울해바라기센터 프레스투어에서 심현지 간호사가 응급키트 사용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성평등가족부 제공) 2026.07.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증거 채취가 끝나면 센터 수사팀의 경찰은 피해자에 대한 진술 확보에 나선다. 정 소장은 "성폭력 피해는 본인의 진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센터에서 응급키트로 증거를 채취했다고 해서 무조건 수사로 넘어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의 사회 복귀까지 돕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친족성폭력피해자 자조모임'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친족성폭력 피해자들은 관련 재판에 동행하고 탄원서를 함께 제출하면서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모임에서는 '책 만들기', '북콘서트', '보건 교육' 등도 함께 진행된다. 모임은 평균 15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정 소장은 "(해당 프로그램은) 피해자들의 욕구가 없으면 할 수가 없는 것들"이라며 "피해자들이 더 이상 집에서 은둔하지 않고 모임에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내고 싶어하는 회복 과정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 피해 초기 응급 개입부터 피해자에 대한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는 항상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다"며 "(해바라기센터의 대표 문구인) '용기 내어 잡은 손에 전해주는 온기'로서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데 있어 최전선에서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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