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습·봉쇄 다시 꺼냈다…"호르무즈 둘러싼 장기 소모전"
등록 2026.07.15 11:54:08
세 번째 군사 전략 전환…공습·휴전·봉쇄 거쳐 다시 무력 압박
"협상력 확보 위한 소모전…단기 승리보다 장기 대치 가능성"
![[앙카라=AP/뉴시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모습. 2026.07.09.](https://img1.newsis.com/2026/07/09/NISI20260709_0002182132_web.jpg?rnd=20260709103828)
[앙카라=AP/뉴시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모습. 2026.07.09.
14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 외교적 유인책을 제시한 데 이어 대규모 공습과 미사일 공격, 해상 봉쇄를 거쳤고, 최근에는 정밀 타격을 강화하는 등 군사 전략을 잇달아 수정하고 있다.
이번 공습 확대와 봉쇄 재개는 약 5개월간 이어진 전쟁에서 전세를 뒤집기 위한 세 번째 주요 전략 변화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중동 내 영향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양측 모두 장기적인 전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조기 종전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중동연구소(MEI)의 케네스 폴락 부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우리는 지금 강압적인 소모전에 갇혀 있다"며 "양측 모두 상대를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려 하고 있으며, 이런 형태의 전쟁은 끝없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존스홉킨스대의 이란 전문가 발리 나스르 교수도 "우리는 전쟁의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는 정권 교체를 위한 전쟁이 아니라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고 있는 한 미국은 핵 프로그램 포기나 전쟁 종식을 강요하기 어렵다"며 "이란은 미국이 무력으로 해협을 되찾지 못한다는 점을 입증해 협상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말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참여하며 이란 지도부 제거와 탄도미사일 전력 무력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워 단기간 내 전황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미군은 공군력 우위를 바탕으로 이란 영공을 자유롭게 타격할 수 있게 되면서 전쟁의 핵심 국면이 4~6주 안에 종료될 것으로 기대했다.전문가들은 이를 압도적인 화력으로 단기간에 전쟁을 끝내려는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전략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지상군 투입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과 같은 장기전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와 맞지 않았다. 미국은 공중과 해상 전력을 중심으로 이란을 압박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약 5주간의 집중 공습 이후 미국은 이란과 휴전에 합의하고, 지난 4월 J.D. 밴스 부통령과 이란 고위 당국자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회담이 결렬되자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해상 봉쇄라는 경제적 압박 카드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란이 해협을 통한 석유 운송 방해를 중단하고 핵 프로그램 축소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박했다.
하지만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제 유가 상승 우려가 커졌고, 미국 내에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피로감과 경제 부담이 정치적 악재로 떠올랐다.
이후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핵 협상 재개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합의 해석을 둘러싼 이견으로 다시 충돌했다.
미국은 해협을 통한 석유 수송 재개를 의미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란은 해협 통제권을 자신들에게 인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6일 상선을 향해 반복적으로 발포했고,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 뒤편으로 폭발로 인한 거대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2026.07.14.](https://img1.newsis.com/2026/07/14/NISI20260714_0001430174_web.jpg?rnd=20260714101758)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 뒤편으로 폭발로 인한 거대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2026.07.14.
미국 중부사령부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부터 이란 항구와 연안을 오가는 모든 선박의 통항을 봉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 역할을 맡겠다며 통과 화물에 20%의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하루 만에 해당 방침을 철회했다.
최근 미군의 공격은 이란의 레이더 시설과 대함미사일, 드론 등을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반다르압바스 항구 공격에는 미국이 처음으로 무인 수상함을 투입했으며, 러시아·중국과의 교역에 활용되는 이란 북부 철도 교량도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이 테이블에 나와 협상하지 않는다면 다음 주에 상황이 정말 나빠질 것"이라며 "발전소와 교량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공습 종료 시점을 두고 "내가 그만됐다고 말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공습 강도는 전쟁 초기보다 다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영국에 배치됐던 B-52 폭격기 6대도 최근 미국으로 복귀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한된 군사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면서 이란의 호르무즈 장악 의지를 장기적으로 약화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이 희미해진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B-2 폭격기와 순항미사일로 공격했던 이란의 농축우라늄 저장시설을 다시 타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란은 유조선과 걸프 지역 국가들을 계속 공격하면서도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직접 공격은 자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 역시 확전을 통제하면서 협상력을 유지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 담당 이사는 "양측 모두 협상력을 높이고 상대를 약화시키기 위해 위험한 수준으로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현재의 대립은 더 큰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셉 보텔 전 미 중부사령관도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시도와 미사일·드론 위협, 핵 프로그램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는 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는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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