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물류창고 대형화재만 20건…재산피해는 1조원
등록 2026.07.21 06:30:00
5년간 물류창고 대형화재 20건…5명 사망
물류창고 10곳 중 7곳은 옛 기준 적용 중
![[인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화재 사흘째인 20일 화재현장에서 여전히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2026.07.20.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0/NISI20260720_0021370877_web.jpg?rnd=20260720142724)
[인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화재 사흘째인 20일 화재현장에서 여전히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2026.07.20. [email protected]
21일 소방청의 '2025년도 화재통계연감' 부록을 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는 총 20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4건, 2022년 7건, 2023년 3건, 2024년 2건, 지난해 4건이었다.
소방청은 물류창고 화재를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 이번 통계는 화재통계연감에 수록된 대형화재 가운데 물류창고·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사례를 추린 것이다. 대형화재는 인명·재산피해 규모가 큰 상위 20% 화재를 말한다.
이 기간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재산피해는 1조236억원에 달했다.
2021년 6월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의 재산피해가 약 4743억원으로 가장 컸고, 지난해 11월 15일 충남 천안시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약 31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화재의 재산피해만 약 7843억원으로, 전체의 76.6%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충북·경남·충남이 각각 1건이었다. 5년간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대형화재 20건 가운데 80%가 경기에서 발생한 셈이다.
화재 원인은 '원인 미상'이 15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기적 요인과 부주의가 각각 2건, 방화 의심이 1건이었다.
![[인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18일 오전 화재가 시작된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20일 오전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차량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2026.07.20.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0/NISI20260720_0021370301_web.jpg?rnd=20260720100551)
[인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18일 오전 화재가 시작된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20일 오전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차량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2026.07.20. [email protected]
앞서 지난 18일 오전 10시29분께 인천 서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6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2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전국의 소방장비와 인력을 투입시키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려 진화 작업을 이어갔지만, 내부에 쌓인 가연물과 짙은 연기 탓에 화재 발생 약 61시간 만인 전날 오후 8시가 돼서야 초진에 성공했다.
물류창고 화재는 한 번 발생하면 완전 진압까지 수십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생활용품과 의류, 식품은 물론 종이상자와 비닐, 플라스틱 완충재 등 가연물이 대량으로 쌓여있어 불길이 빠르게 번지는 데다, 물품을 천장 가까이까지 높게 쌓아올리는 구조여서 소방용수가 화점까지 충분히 닿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물류창고 내부 공간이 넓고 건물 내부에 중간층을 덧대 여러 층처럼 사용하는 '메자닌' 구조를 적용한 곳이 많은 점도 진화 작업을 길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내부 통로와 적재 공간이 여러 층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어 소방대원이 화점까지 접근하거나 불이 난 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지난해 11월 천안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화재도 약 60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고, 2021년 6월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엿새 만에 불길이 잡혔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일 서울 시내 한 쿠팡 캠프에서 배송 차량이 드나들고 있다. 쿠팡 인천 물류센터 화재로 인천 전역과 서울 서부권을 중심으로 일부 상품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026.07.20.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0/NISI20260720_0021370880_web.jpg?rnd=20260720142820)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일 서울 시내 한 쿠팡 캠프에서 배송 차량이 드나들고 있다. 쿠팡 인천 물류센터 화재로 인천 전역과 서울 서부권을 중심으로 일부 상품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026.07.20. [email protected]
소방청은 대형 물류창고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부터 화재안전기준을 강화했다. 일반 스프링클러보다 방수량이 많은 라지드롭형 스프링클러를 습식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랙(선반)식 창고에는 높이 3m 이하마다 스프링클러 헤드를 추가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습식은 배관 안에 항상 물이 차 있어 화재가 나면 곧바로 물이 분사되는 방식이다.
문제는 전국 물류창고 5949곳 가운데 4325곳(72.7%)은 기준이 강화되기 전에 지어졌다는 점이다. 전국에 있는 물류창고 10곳 중 7곳이 현재보다 완화된 화재안전기준을 적용받고 있는 것이다. 새 기준을 기존 시설에 소급 적용하도록 한 규정도 현재는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강화된 기준을 기존 물류창고에 소급 적용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소방시설과 전기·기계 설비를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물품 간 간격 등을 조정해 화재 위험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무인화·자동화로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물품을 보관하는 물류창고가 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운영 방식에 맞는 화재안전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기존 시설에 강화된 기준을 모두 소급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시설 개선보다 관리 측면에서 화재 위험을 줄이는 방안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전기·설비를 수시로 점검하고 적재량과 적재 밀도를 조정하는 등의 관리만으로도 화재 위험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인화·자동화로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물품을 보관하는 물류창고가 늘고 있으니, 새로운 운영 방식에 맞는 화재안전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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