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부터 외딴섬까지…지구 끝까지 달군 월드컵 결승
등록 2026.07.22 11:04:11
![[마드리드=AP/뉴시스] 스페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시벨레스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팬들과 함께 2026 북중미 월드컵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 19일 미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에서 열린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1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2026.07.21.](https://img1.newsis.com/2026/07/21/NISI20260721_0001446168_web.jpg?rnd=20260721075126)
[마드리드=AP/뉴시스] 스페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시벨레스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팬들과 함께 2026 북중미 월드컵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 19일 미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에서 열린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1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2026.07.21.
[서울=뉴시스]전민영 인턴 기자 =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하는 스포츠 이벤트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결승전은 대도시 광장과 술집에서만 펼쳐지는 축제가 아니다. 남극 연구기지부터 지구상의 가장 외딴 유인 군도, 태평양의 작은 환초까지 지구 곳곳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월드컵을 즐겼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의 18일(현지시간) 보도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동안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지역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단체 응원전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수백 명 남짓이 사는 외딴 섬과 극지 연구기지 주민들에게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특별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인 곳은 남극 로테라 연구기지다. 겨울철에는 단 26명이 머무는 이 연구기지는 몇 달 동안 해가 뜨지 않는 극야가 이어지는 곳이다. 연구원들은 프로젝터와 TV 앞에 모여 월드컵 경기를 함께 시청하며 겨울을 견딘다. 특히 영국 연구기지인 만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경기가 열릴 때는 대부분의 구성원이 함께 응원에 나선다.
연구기지에서 근무하는 마틴 키블은 ESPN에 "마치 영국의 펍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월드컵은 이곳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남대서양의 화산섬 어센션섬도 월드컵 열기로 들썩인다.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사이에 위치한 이 섬에는 약 800~1000명이 거주한다. 주민들은 BBC와 ITV 방송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며 술집이나 군 복지시설에 모여 함께 응원한다. 현지 주민 트리스탄 허드슨은 "잉글랜드뿐 아니라 포르투갈과 브라질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소개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외딴 유인 군도로 꼽힌 영국령 해외영토 트리스탄다쿠냐도 월드컵을 즐긴다. 인구는 200여 명에 불과하며 공항이 없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일주일 이상 이동해야 한다. 주민 대부분은 집에서 월드컵을 시청한다. 하지만 최근 섬에 폭풍이 몰아쳐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영국군방송서비스의 중계 신호가 끊길 수 있다는 걱정이 나왔다. 트리스탄다쿠냐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약 400㎞ 상공을 지나가는 우주비행사일 때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월드컵을 보는 일 자체가 일종의 도전이다.
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에서도 월드컵 열기는 뜨겁다. 21개의 유인 섬과 환초로 이뤄진 키리바시는 FIFA 회원국은 아니지만 축구 인기가 높은 나라다. 2025년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외딴 섬에서도 휴대전화로 월드컵을 시청할 수 있게 됐고 수도 타라와에서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주민들이 함께 결승전을 관람할 계획을 세웠다.
ESPN은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장소는 미국 뉴저지지만 경기의 열기는 남극과 북극, 외딴 섬과 태평양 환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리적으로는 서로 수천㎞ 떨어져 있지만 세계 최대 축구 축제만큼은 같은 시간 같은 화면 앞에서 함께 즐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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