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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통령 경호작전인데…클린턴은 알렸고 트럼프는 숨겼다

등록 2026.08.12 15:38:23수정 2026.08.12 16:16:25

25년 전 클린턴, 위장기 작전 앞두고 기자단에 사전 브리핑

트럼프, 기자들 모른 채 '미끼' 항공기 탑승…언론과 불신 확산

기자단 "대통령 대신 위험 감수하는 게 취재 업무는 아니다"

[서퍽=AP/뉴시스]지난달 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길에, 잉글랜드 동부 서퍽에 위치한 미 공군 기지인 RAF 밀든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손짓을 하고 있다. 2026.07.08.

[서퍽=AP/뉴시스]지난달 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길에, 잉글랜드 동부 서퍽에 위치한 미 공군 기지인 RAF 밀든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손짓을 하고 있다. 2026.07.08.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위협을 피해 튀르키예에서 비밀리에 다른 군용기로 이동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25년 전 빌 클린턴 대통령도 유사한 보안작전을 벌였지만 당시 백악관은 취재진에게 사전에 작전 내용을 설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대통령 경호작전에서 클린턴 행정부는 언론에 위험을 알렸지만, 트럼프 백악관은 기자단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조를 이룬다.

1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00년 3월 클린턴 대통령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을 당시 대통령 전용기와 똑같이 생긴 위장기가 먼저 착륙했다.

클린턴 대통령과 닮은 비밀경호국 요원이 내린 뒤 표식이 없는 다른 항공기가 착륙했고, 실제 클린턴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USA투데이 백악관 출입기자였던 수잔 페이지는 이 작전을 사전에 알고 있던 소수의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다. 당시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회장이었던 페이지는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향하기 전 백악관 관계자들로부터 비공개 브리핑을 받았다.

페이지는 WP에 "백악관 언론·보안 담당자들이 대통령의 위치와 취재진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설명하면서, 대통령뿐 아니라 순방 기자들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페이지는 당시 논의가 비공개였기 때문에 25년 넘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WP에 따르면 지난달 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신빙성 있는 위협에 대응해 튀르키예에서 에어포스원으로 표시된 항공기를 빠져나와 더 작은 표식 없는 공군기로 이동했다.

당시 에어포스원에는 백악관 출입기자단이 탑승하고 있었다. 기자들은 대통령이 다른 항공기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기내 창문 가리개를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다. 결국 기자단이 탑승한 항공기가 대통령의 실제 위치를 감추기 위한 '미끼' 역할을 한 셈이다.

[앙카라=AP/뉴시스] 지난달 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국제공항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출발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도착하는 가운데, 활주로에 에어포스원 옆에 케이터링 트럭이 주차돼 있다. 2026.07.08

[앙카라=AP/뉴시스] 지난달 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국제공항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출발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도착하는 가운데, 활주로에 에어포스원 옆에 케이터링 트럭이 주차돼 있다. 2026.07.08

사건이 알려지자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워싱턴 기자협회 회장인 재키 하인리히는 백악관 고위 관리들과 기자단의 안전과 투명성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 백악관 출입기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기자들은 직업상 위험을 감수하지만, 대통령을 대신해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언론인이자 역사가인 개럿 그래프는 이번 사건을 두고 백악관이 대통령의 행방에 대해 언론에 사실상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것은 현대 대통령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CNN 국방부 특파원을 지냈던 바버라 스타도 언론이 대통령 경호를 위한 보안조치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건으로 백악관과 언론 사이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수준의 불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언론에 어느 수준까지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와 언론의 관계가 이미 폭언과 법적 분쟁 등으로 악화한 상황에서, 기자단이 모르는 사이 대통령의 위치를 숨기는 작전이 진행됐다는 점은 양측의 불신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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