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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7월 근원물가 전월비 0.2%↑…연준 매파, 9월 앞두고 한발 밀렸다

등록 2026.08.13 06:00:00수정 2026.08.13 06:06:24

근원 CPI 전월비 0.2%·전년비 2.5%…시장 전망에 부합

9월 인상 가능성 50% 아래로…8월 CPI가 마지막 변수

[워싱턴=AP/뉴시스]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30.

[워싱턴=AP/뉴시스]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3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의 7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2%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가 제기해온 9월 금리 인상론은 힘이 다소 빠졌다. 다만 관세와 에너지 가격 상승,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서 비롯된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9월 회의 전 마지막 CPI인 8월 지표가 핵심 판단 자료가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7월 CPI가 전달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3.4% 올랐다고 보도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보다 0.2%, 전년 동월보다 2.5% 상승했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WSJ은 이번 수치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없앨 만큼 낮지는 않았지만, 연준이 당장 금리를 올려야 할 만큼 높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현재 금리만으로도 물가상승률을 2% 목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기존 전망을 당장 접지 않아도 됐다는 의미다.

금리 인상론을 뒷받침할 고용 과열 신호도 나타나지 않았다. 7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2만3000개 감소했고 실업률은 4.1%로 큰 변동이 없었다. WSJ은 고용 수요가 다시 강해졌다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은 만큼 현재 금리가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메리 데일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출처=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 2025.11.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메리 데일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출처=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 2025.11.25. *재판매 및 DB 금지

고용 지표도 매파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 가운데 7월 물가 지표는 매파에 더 불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는 7월 물가 지표가 “비둘기파보다 매파에 더 불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 차례 회의에서도 물가 지표만으로 인상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연준이 가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그 사이 나온 지표가 동결을 이어갈 만큼 양호했다는 뜻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9월 회의까지 연준이 확인할 주요 물가 지표는 더 남아 있다. 연준이 물가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이달 26일 발표된다. 6월 근원 PCE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3%로 6월 근원 CPI 상승률 2.6%보다 높았다. 8월 CPI는 9월11일 발표되며, 연준은 나흘 뒤인 15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연준 내부의 대립은 지난달 회의에서 이미 표면화됐다. 연준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으며 표결은 9대3이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WSJ은 투표권을 가진 12명 가운데 최소 6명이 향후 물가 지표에 따라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들이 정박한 가운데 사람들이 해안선을 따라 노를 저으며 이동하고 있다. 2026.06.01.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들이 정박한 가운데 사람들이 해안선을 따라 노를 저으며 이동하고 있다. 2026.06.01.

동결을 지지한 다수는 현재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2% 목표 수준으로 낮출 만큼 긴축적이라는 판단을 유지해왔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높은 것은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이어서가 아니라 일시적인 충격 때문이라는 것이다. 관세가 가격 수준을 한 차례 끌어올린 뒤 추가적인 물가 상승 효과는 약해지고, 중동의 군사 충돌이 진정돼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에너지 물가도 낮아질 것으로 봤다.

동결을 지지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이 전망이 빗나갈 위험은 인정했다. 데일리 총재는 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연설하며 관세와 에너지, AI 투자에서 비롯된 물가 충격이 앞선 충격이 가시기 전에 잇달아 겹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관련 투자가 급증하면서 기술 장비와 소프트웨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가격 상승이 기술 부문을 넘어 전체 물가로 번질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충격이 일시적이지 않고 물가 전반으로 번진다면 연준은 금리를 올릴지뿐 아니라 몇 차례에 걸쳐 어느 정도 폭으로 올릴지도 판단해야 한다. 해맥 총재는 10일 인터뷰에서 0.25%포인트 한 차례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면 한 차례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필요한 인상 횟수는 미리 단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정지 표지판에 이르기 전부터 브레이크를 서서히 밟아 급제동을 피하는 것에 비유했다.

[뉴칼라일=AP/뉴시스] 글로벌 반도체 종목들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이후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반도체 업종의 대표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올해 들어 약 7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25년 10월2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한 기술자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2026.05.28.

[뉴칼라일=AP/뉴시스] 글로벌 반도체 종목들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이후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반도체 업종의 대표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올해 들어 약 7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25년 10월2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한 기술자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2026.05.28.

해맥 총재와 달리 7월 동결을 지지한 데일리 총재는 금리 인상에 앞서 두 시나리오를 가를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고 봤다. 관세·에너지·AI 충격이 일시적으로 끝나면 현재 금리를 유지해도 물가상승률이 2% 목표로 돌아갈 수 있지만, 충격이 서로 증폭돼 물가 상승이 자체 동력을 얻으면 더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데일리 총재는 첫 번째 시나리오에 여전히 무게를 두면서도 두 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통상적인 0.25%포인트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봤다. 이와 별개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폭을 특정하기보다 연준의 경제 미세조정 능력 자체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경제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데 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다음 금리 결정의 구체적인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시장은 다른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월별 경제지표에서 정책 방향을 가늠하고 있다. CME그룹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가격에 내재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7월 CPI 발표 직후 50% 아래로 떨어졌다. 다만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는 추정치다. WSJ은 8월 CPI가 7월 지표로 매듭짓지 못한 9월 금리 결정의 방향을 가를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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