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쿠팡·이란…트럼프, 한국에 쌓인 불만 폭발했나(종합)
등록 2026.08.18 16:51:17수정 2026.08.18 16:54:27
대미투자 이행 지연·이란전 불참에 불만 표출
"트럼프, 1기 때 훈련 중단 압박 카드 다시 꺼내"
美 의회 "근시안적 실수…동맹·억지력에 해롭다"
![[동두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 둘째날인 18일 경기도 동두천시 미군 기지에서 장병들이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 2026.08.18.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8/NISI20260818_0021402255_web.jpg?rnd=20260818121124)
[동두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 둘째날인 18일 경기도 동두천시 미군 기지에서 장병들이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 2026.08.18. [email protected]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 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상당히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결정의 이유로 들면서, 한미훈련이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한에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이 이란 전쟁과 관련한 미국의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은 점을 거듭 문제 삼았다. 그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을 도울 수 있는지 물었지만 사실상 거절당했다며, 미국이 한국 방위를 위해 상당한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이란 문제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대미투자·쿠팡·이란…한국에 불만 쌓였나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가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에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를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 가운데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배정됐다.
나머지 2000억 달러 투자 사업은 아직 협의 중인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긴급 방미해 17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나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일본은 이미 6개 사업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 내에서 한일 양국의 투자 이행 속도가 비교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당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하고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압박했던 전례를 다시 꺼내 들고 있는 모양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한국이 대미 투자 문제를 일반적인 투자 협상처럼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세부 사항을 모두 정리한 뒤 발표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그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기업 쿠팡을 둘러싼 한국 정부의 대응에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과 법적 근거 없는 개인정보 수집 등을 이유로 62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폴리티코가 인용한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렛대를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경제와 안보 문제를 서로 연결해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특히 논란이 되는 이유는 한미 연합훈련이 단순한 군사행사가 아니라 양국의 전시 대비태세와 연합작전 능력을 유지하는 핵심 수단이기 때문이다.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훈련은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실제 훈련은 트럼프 대통령의 축소 지시에도 예정대로 시작됐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8.18.](https://img1.newsis.com/2026/08/18/NISI20260818_0001507486_web.jpg?rnd=2026081805263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8.18.
美 여야 의원들 반발…"근시안적 실수"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상원의원은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를 달래기 위해 군사훈련을 축소하고, 미국이 시작한 이란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을 제재한다면 동맹국과 적국 모두 미국의 안보 공약을 협상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도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근시안적인 실수"라고 규정했다.
켈리 의원은 남북한이 기술적으로 여전히 전쟁 상태라며, 북한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미군과 한국군이 충분히 훈련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합훈련의 실질적인 규모를 줄이는 것은 미국의 안보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한미훈련 축소가 북한군의 다른 지역 투입을 가능하게 해 러시아에 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동맹·억지력에 해롭다"…반론도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몽고메리 선임연구원은 한미 연합훈련 강도를 낮추면 연합군의 대비태세가 약화하고 미군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미국에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댄 블루멘탈 선임연구원도 훈련 축소가 미국과 동맹, 대북 억지력에 모두 해롭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정은과의 대화를 추진하는 것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한미훈련 축소는 북한에 대한 양보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방사무국(Defense Priorities)의 제니퍼 카바나흐 군사 분석 책임자는 훈련 축소가 미국의 자원과 대비태세를 아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전략적으로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훈련을 대북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그는 2018년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한 뒤 한미 연합훈련을 비용이 많이 들고 도발적이라고 비판하며 중단을 선언했다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되면서 훈련을 다시 재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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