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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남편이 수술 거부해 아이 사망" 母 소송…法 판단은[법대로]

등록 2026.08.22 09:00:00수정 2026.08.22 09:15:55

희귀병 아이 25년 돌본 父…母는 접견 없어

母 "수술 거부해 살인"…5000만원 손배소

法 "치료 위해 노력…고의 인정 어려워"

[서울=뉴시스]법원 로고.(사진=뉴시스DB)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법원 로고.(사진=뉴시스DB)[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뇌종양을 앓던 자녀가 사망하자 이혼한 어머니가 "아이를 양육한 아버지가 수술을 거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김정호씨(가명)와 이수진씨(가명)는 1999년 혼인해 아이를 뒀지만 2001년 협의이혼했다. 이혼 당시 정호씨가 친권자로 지정돼 아이를 양육했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희귀병인 결정성 경화증으로 인한 지적장애와 뇌병변장애 등을 앓았다. 2014년 뇌종양 소견을 받았고, 2019년 의료진은 종양이 커질 경우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수술을 권고했다.

정호씨와 가족들은 2021년 수술을 결정해 아이를 입원시켰지만 의료진의 설명을 들은 뒤 가족회의를 거쳐 수술 대신 보존적 치료를 택했다. 이후 아이는 요양병원에서 치료받다가 2024년 2월, 25세의 나이로 숨졌다.

수진씨는 정호씨가 보호자로서 아이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도 수술을 거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정호씨의 행위가 부작위에 의한 살인 또는 유기치사에 해당한다며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5000만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정호씨의 손을 들어줬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지난 6월8일 수진씨가 정호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정호씨, 그리고 아이의 조부모가 2015년부터 약 7년간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아 검사와 상담을 받는 등 치료를 위해 노력한 점을 고려했다.

또 정호씨가 처음부터 수술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실제 수술을 결정해 아이를 입원시키기도 했고, 수술 여부를 두고 가족들과 여러 차례 논의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의료진으로부터 수술을 하더라도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생존 기간 연장이 주된 목적이라는 설명을 들은 뒤 보존적 치료를 선택한 만큼, 고의로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망인에 대한 뇌종양 수술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았다고 해 이를 망인을 고의로 부작위에 기해 살인했거나 유기해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정호씨가 선천성 장애가 있던 아이를 약 25년간 홀로 양육한 반면, 수진씨는 이혼 후 아이가 사망할 때까지 한 번도 접견하지 않은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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