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게 걷은 日 출국세, 관광 아닌 곰·해충 대책에 사용
등록 2026.08.24 20:50:39
![[서울=뉴시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출처: 유토이미지)](https://img1.newsis.com/2026/08/13/NISI20260813_0002211459_web.jpg?rnd=20260813104021)
[서울=뉴시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출처: 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일본 정부가 인상한 국제관광여객세(출국세) 세수가 방일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환경 개선이라는 당초 취지와 거리가 있는 곰 피해 대책과 벚나무 해충 방제 등에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현지 시간)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올해부터 출국세 사용처에 곰 피해 대책과 벚나무 해충 방제 사업 등이 포함됐다.
출국세는 일본에서 출국할 때 국적과 관계없이 부과되는 세금으로, 기존 1회당 1000엔(약 8700원)에서 지난 7월 1일부터 3000엔으로 3배 인상됐다. 일본 정부는 증세 등에 따라 올해 출국세 세수가 전년보다 810억엔 늘어난 13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인 출국자의 부담 증가를 줄이기 위해 증세분 가운데 일본인 부담에 해당하는 164억엔을 여권 발급 수수료 인하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수료 인하분을 제외한 646억엔의 증수분은 사실상 대부분 외국인이 부담하게 된다.
특히 올해 곰 피해가 잇따르면서 포획과 생태 조사 등 관련 대책 사업에 62억엔이 편성됐으며, 이 가운데 60억엔을 출국세로 충당한다. 환경성은 외국인 관광객 역시 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어 방일 관광객에게도 혜택이 있다고 설명했다.
벚나무 해충 방제에도 출국세가 사용된다. 최근 벚나무 등을 갉아먹는 특정 외래생물 '쿠비아카츠야카미키리'의 피해가 확대되면서 새롭게 6억엔의 대책비가 편성됐는데, 전액을 출국세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 해충은 수입 목재 등에 섞여 일본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돼 방일 관광객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환경성은 벚꽃을 보러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많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출국세는 법률상 사용처가 관광 환경 정비 등으로 제한된 사실상의 목적세다. 그동안 곰 대책 등 주로 일본인의 생활과 관련된 사업은 소득세와 법인세, 국채 등 일반 재원으로 충당해 왔다. 그러나 이번 증세를 계기로 출국세 사용처에 포함되면서 일본 정부 내부에서도 "본래 세금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성 관계자는 출국세를 사실상 다른 사업에 전용하는 배경으로 교육 무상화와 휘발유세의 옛 잠정세율 폐지 등 재원을 확보하지 않은 채 지출 확대와 감세가 추진된 점을 들었다. 출국세를 인상해 기존에 일본인이 부담하던 사업을 충당하면 해당 사업에 쓰이던 재원을 다른 정책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무관료 출신인 메이지대 다나카 히데아키 교수는 출국세 사용처를 국제관광 진흥으로 한정한 법률 취지를 언급하며 "곰 대책이나 벚나무 해충 방제에도 사용한다면 증세 부담을 지게 되는 외국인 관광객의 납득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출국세가 무엇에든 사용될 수 있는 것처럼 해석을 확대하는 것은 법률의 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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