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쌓아두고 필요할 때 꺼내쓴다…미래대응기금 '쌈짓돈' 우려
등록 2026.09.02 07:00:17
일반적 변경시 30% 범위 내 국회 사전심사 없어
세수결손 보전 전출은 30% 제한마저 적용 제외
정부 "변경내역 즉시 국회 제출…사후통제 강화"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1/29/NISI20260129_0002051835_web.jpg?rnd=20260129163144)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 가운데 100조원이 넘는 돈을 미래대응기금에 쌓아두고 필요할 때 탄력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세수가 급증했다고 한꺼번에 지출하거나 모두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하는 대신 호황기에 재원을 비축했다가 세수 감소나 긴급한 재정 수요가 발생할 때 꺼내 쓰겠다는 취지다.
다만 정부안대로라면 일정 범위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지 않고도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재원을 활용할 수 있다. 세수 결손 때 기금을 사용하는 객관적인 기준도 정해지지 않아 100조원대 자금이 정부의 '쌈짓돈'처럼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27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이 가운데 실제 사업지출은 45조4000억원이다.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입한다.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데도 12조5000억원을 활용한다.
나머지 104조4000억원은 당장 사용하지 않고 여유자금으로 적립한다. 전체 기금 수입의 64.3%에 해당한다. 오는 9월 세수 재추계 결과 올해 내국세가 기존 예상보다 더 걷히면 여유자금 규모는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
박창환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은 104조4000억원을 적립하지 않고 일반회계 지출에 모두 사용했다면 내년 총지출 증가율이 "27%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내년 예산을 27% 증가율로 가져간다는 것은 그 이후 중기적인 총량 관리에서 엄청난 후폭풍이 오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내년 총지출 820조9000억원에 여유자금 104조4000억원을 단순히 더하면 925조3000억원이다.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원보다 197조4000억원, 27.1% 늘어나는 규모다.
반대로 104조4000억원을 모두 국가채무 축소에 사용하는 것도 정부는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박 심의관은 내년 국고채 총 발행물량이 221조8000억원인데 100조원대까지 급감하면 국채시장 자체의 안정적인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추가세수를 모두 지출하거나 채무 감축에 사용하는 두 극단의 중간 지점으로 미래대응기금을 택했다. 기금을 활용해 신규 국채 발행을 12조5000억원 줄이는 동시에 104조4000억원은 향후 상황에 대비해 남겨두는 방식이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 또 다른 이유는 재정 집행의 속도다.
박 심의관은 일반회계는 재원을 연도를 넘겨 비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미래대응기금이 일종의 재정 '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도 중 예상하지 못한 재정 수요가 발생하면 일반회계의 경우 추경 편성과 국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하지만 기금에 여유자금을 쌓아두면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뉴시스]국회의사당. 2024. 02. 01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2/01/NISI20240201_0001472599_web.jpg?rnd=20240201180103)
[대전=뉴시스]국회의사당. 2024. 02. 01 *재판매 및 DB 금지
문제는 이 같은 신축성이 정부의 재정운용 재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사업성 기금과 금융성 기금 성격을 함께 가진 '하이브리드 기금'으로 설계했다. 정부안대로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주요 항목의 30% 범위 내에서는 국회의 사전 승인을 다시 받지 않고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특히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전출하는 경우에는 이 30% 제한도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가 기금운용계획을 자체 변경해 전출할 수 있도록 별도 예외조항을 두기로 했다.
미래대응기금에 담을 사업의 범위도 넓다. 신규 사업에 한정하지 않고 기존 계속사업도 포함한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은 혼인·출산 등 계속사업이 포함된 데 대해 신규·계속사업 여부가 선정 기준은 아니라며 "미래 대응에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사업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서 미래 대응 의미가 있다면 계속사업도 기금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수 결손 때 어느 시점부터 기금을 꺼내 쓸 것인지에 대한 정량적인 기준도 없다.
조 차관은 "어떤 게 세수 결손이냐고 했을 때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이·전용 등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안정적인 재정운용이 어려워질 경우 기금을 활용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국회 통제를 피하기 위한 장치는 아니라고 반박한다. 다른 기금은 운용계획 변경 후 해당 분기가 끝난 다음 달 말까지 국회에 통보할 수 있지만 미래대응기금은 변경 즉시 국회에 알리도록 법안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기존 기금의 성과평가와 존치평가도 그대로 적용한다.
100조원대 여유자금을 실제로 어떻게 굴릴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기존 연기금 투자풀과 별도로 전문 투자운용기관을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다시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으로 적립할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운용 방식과 목표수익률, 손실 발생 시 대응 방식 등은 법안 통과 이후 결정하기로 했다.
![[세종=뉴시스] 기획예산처는 25일 조용범 기획처 차관 주재로 '2026년 제5회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고 총사업비 6조8000억원 규모의 철도·환경 분야 민간투자사업 4건과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진=기획처 제공) 2026.08.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5/NISI20260825_0002220827_web.jpg?rnd=20260825151412)
[세종=뉴시스] 기획예산처는 25일 조용범 기획처 차관 주재로 '2026년 제5회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고 총사업비 6조8000억원 규모의 철도·환경 분야 민간투자사업 4건과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진=기획처 제공) 2026.08.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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