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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쏠림에 꺾인 이공계…정부, 과학인재 1만명 키운다

등록 2026.08.31 18:44:40수정 2026.08.31 19:48:25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5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 확정

이공계 장학생 1만명으로…우수 연구자 보상 강화·장기연구 확대

출연연·4대 과기원 연구인력 확충…박사후연구원, 공식 구성원 된다

지역 기본연구 40% 우선 배정·해외인재 2000명 유치…경력단절 방지 지원

[서울=뉴시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K-문샷 추진단 출범식'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6.05.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K-문샷 추진단 출범식'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6.05.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정부가 이공계 장학생을 현재 약 3000명에서 1만명 규모로 늘린다. 출연연 연구인력을 확충하고 4대 과학기술원의 정원을 확대한다. 처우가 불안정했던 박사후연구원은 대학의 공식 구성원으로 법제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9회 심의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5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되는 과학기술인재 분야 국가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산업통상부 등 11개 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했다.

정부가 이번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과학자 기피 현상'에 대한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초등학생 희망 직업 순위에서 과학자는 2017년 10위에서 2021년 14위, 2025년 16위로 밀려났다. 불안한 일자리와 처우 문제에 학령인구 감소와 의대 쏠림까지 겹쳤다. 이공계로 향하는 인재 유입 통로 자체가 좁아진 셈이다.

박사후연구원, 대학 공식 구성원으로…연구 일자리·처우 개선

우선 과기정통부는 2030년까지 출연연 연구인력을 확충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기원의 정원을 확대한다. 대학에는 핵심 연구인력과 연구 일자리를 늘려 대학·출연연·과기원을 아우르는 연구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박사후연구원을 대학의 공식 구성원으로 명문화한다. 연구기획·연구행정·시설·장비 운영·기술사업화 등 연구 전반을 지원하는 '스태프 사이언티스트'도 전문 연구지원 직군으로 육성한다.

대학과 출연연 우수 연구자의 보상 여건도 지속해서 개선한다. 기업에는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보상과 인센티브 제공을 유도하고 과학기술 분야 포상의 규모와 범위도 확대한다. 출연연의 처우 개선율이 공무원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민간 기업과의 임금·보상 격차가 계속 벌어지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 관련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를 국가가 직접 발굴해 예우하는 '국가과학기술자' 제도도 도입한다. 리더급은 2026년부터 매년 20명, 차세대는 2027년부터 매년 200명을 선정해 각각 연 1억원과 연 5000만원의 연구활동비를 최대 5년간 지원한다.

연구자가 단기적인 과제 확보 경쟁에서 벗어나 장기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구비 지원 방식도 바꾼다. 기초연구는 장기적으로 전체 교원의 30%, 전임교원의 50%가 지원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고 '한우물 파기 연구' 등 10년 이상 장기연구도 늘린다.

연구비 규제는 원칙적으로 사용을 허용하고 예외적으로 제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정산과 증빙을 줄이고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을 중심으로 연구지원 서비스를 통합한다. 연구개발 평가에서는 4단계 등급제를 폐지하고 연구의 혁신성과 도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이공계 장학생 1만명으로…AI·산업현장 인재 육성

초중등 단계에서는 수학·과학 교육과정 개선을 검토하고 2027년까지 전국 학교에 탐구·실험 중심의 '지능형 과학실'을 구축한다. 과기원 부설 영재학교 2개교를 신설하고, 영재학교가 없는 지역을 대상으로 기존 고교 3개교 안팎의 과기원 부설 영재학교 전환을 추진한다.

이공계 대학원생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연구생활장려금인 '한국형 스타이펜드' 지원 대학을 2030년 70개교 안팎으로 확대한다. 대통령과학장학금 등을 포함한 장학생 지원 규모도 현재 약 3000명에서 1만명 수준으로 늘린다.

전문연구요원 제도도 개선한다. AI·AX(인공지능 전환) 분야 석·박사 학위 취득자 240명은 대기업과 출연연에서도 복무할 수 있도록 해 군 복무와 연구를 연계한다.

AI 인재 양성은 초중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확대한다. AI 중점학교의 경우 2030년까지 3000개교 정도로 늘릴 예정이다.

AI 중심대·거점대와 AI 단과대, AX 대학원을 신설·확대하고 연구개발 투자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구 인프라도 지원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급인재를 직접 육성할 수 있도록 대학과 기업의 공동 교육과정도 늘린다. 논문 대신 연구개발 성과물 등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가칭 '산업학위제'를 도입하고 사내대학원도 활성화한다. 산업현장에서 활동하는 기술사의 법적 역할과 위상도 강화한다.

지역 기초연구 40% 우선 배정…해외인재 2000명 유치

지역에서도 인재가 성장해 취업할 수 있도록 지역대학의 교육·연구 역량을 강화한다.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지역 산업과 연계한 브랜드 단과대학과 특성화 융합연구원을 육성하고, 4대 과기원과 지역대학 간 9개 분야 산학 AX 공동연구소를 구축한다.

기초연구사업 중 기본연구의 40% 이상은 지역에 우선 배정한다. 지역 대학의 우수 연구소를 육성하고 지역이 필요한 연구 분야를 직접 정해 추진하는 블록펀딩형 자율 연구개발도 확대한다. 거점국립대의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와 비수도권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도 내실화한다.

해외 우수 연구자는 2030년까지 2000명을 유치한다. 과학기술·연구 분야 최상위 인재에게 적용하는 톱티어 비자와 K-STAR 트랙을 확대하고 거주·자녀교육 등을 묶은 정착 지원을 강화한다.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외국인 연구자의 연구개발 참여 제한도 완화한다.

여성과 고경력 과학기술인의 활동 기회도 넓힌다. 여성과학기술인에게 긴급돌봄 바우처와 경력복귀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육아기 10시 출근제 도입·확산을 추진한다. 고경력 과학기술인에게는 정년 이후 재고용과 석학 지원사업, 멘토링 등 새로운 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인재 양성부터 유치·활용으로 이어지는 정책이 국가 전략과 산업·연구 현장의 수요에 맞춰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정 체계도 개선한다. 부처와 기관별로 분산된 과학기술인재 정책과 투자를 국가 차원에서 연계하고, 과학기술인재 유관기관의 역할과 기능도 재정립할 방침이다.

교육·양성부터 연구·취업·이동·정착까지 과학기술인재의 전주기 데이터를 연계·통합해 관리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과 저출산·학령인구 감소라는 복합위기 속에서, 인적 자원외에는 부존자원이 없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결국 사람"이라며 "부처가 원팀으로 움직여 '과학자를 꿈꾸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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