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韓증시 역외 무기한선물 307조…유동성 '탈국경'

등록 2026.08.31 16:41:41수정 2026.08.31 18:10:24

타이거리서치 "이달 거래대금 166조원…국내 5대 코인거래소의 4배"

파생이 현물 흔드는 '웩더독' 우려…"제도적 기반 마련해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 선을 넘어선 25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6.08.2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 선을 넘어선 25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올해 들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한국 주식 기반 무기한선물 거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불과 수개월 만에 누적 거래대금이 약 307조원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전통자산 거래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거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거래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주식과 원자재 등 전통자산을 기초로 한 상품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표적인 탈중앙화 거래소 하이퍼리퀴드에서도 올해 들어 전통자산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관련 상품을 거래하는 이용자도 함께 늘었다. 가상자산 중심으로 구축된 거래 인프라가 전통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확장을 가능하게 한 핵심 상품은 '무기한선물'이다. 무기한선물은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도 가격 변동에 투자할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전통적인 선물과 달리 만기가 없고, 기초자산을 인도할 필요도 없다.

국내 증시도 이미 이러한 변화의 한 가운데에 있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이달까지 한국 주식 기반 무기한선물의 누적 거래대금은 약 307조원에 달했다.

특히 이달 현재 거래대금은 166조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대금 42조원의 약 4배를 기록했다. 불과 수개월 만에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한국 주식 기반 무기한선물이 국내 주요 가상자산 시장을 웃도는 거래 규모를 형성한 셈이다.

게다가 일부 상품에서는 무기한선물 거래가 해당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 규모를 크게 웃돌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증시 3배 레버리지 ETF KORU의 경우, 이달 KORU 연동 무기한선물의 거래대금은 약 241억달러로 KORU ETF 거래대금 89억달러의 약 2.7배에 달했다. ETF 자체보다 이를 연동한 무기한선물에서 더 많은 거래가 발생한 상황이다.

타이거리서치는 이처럼 파생시장의 거래 규모가 기존 시장을 넘어설 경우, 가격발견 과정에서도 역외 시장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더 중요한 것은 역외 파생상품 시장이 현물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무기한선물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마켓메이커는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관련 주식이나 ETF를 사고판다. 파생상품의 거래가 늘거나 가격이 급변하면 이러한 헤지 거래도 커지면서 현물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파생상품이 오히려 현물가격을 움직이는 이른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구조란 설명이다.

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주는 아직 현물 거래 규모가 훨씬 커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파생상품과 현물의 거래 규모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점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타이거리서치의 진단이다.

타이거리서치는 "필요한 것은, 이 흐름을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의 성장을 국내 금융산업의 기회로 연결하는 일"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한국에도 출발점은 있으며, 이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라며 "물론 이들이 곧바로 주식 기반 무기한선물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나, 24시간 가상자산 시장을 운영해온 경험과 이용자 기반은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타이거리서치는 "법인의 시장 참여, 파생상품 제도화, 원화 기반 결제·정산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법인 계좌가 허용돼야 시장조성과 헤지, 차익거래를 담당할 전문 자금이 들어오고 유동성도 공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거리서치는 "무기한선물과 같은 파생상품이 제도권에 들어와야 다양한 자산을 연동한 상품과 시장도 만들 수 있다"면서 "여기에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결제·정산 수단이 마련되면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과 자금 이동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서로 떨어진 규제 과제가 아니라 하나의 시장을 작동시키는 조건에 가깝다"면서 "따라서 개별 제도를 따로 도입하는 것보다 이들이 하나의 시장 안에서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