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식품업계, 원재료값 상승 탓하기 전에 '담합' 꼬리표 떼야
등록 2026.09.02 15:29:47
![[기자수첩]식품업계, 원재료값 상승 탓하기 전에 '담합' 꼬리표 떼야](https://img1.newsis.com/2026/09/02/NISI20260902_0002228054_web.jpg?rnd=20260902113832)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밀가루, 설탕에 이어 이번에는 고추장·된장이다.
식품업계가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장류 가격을 담합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장류 가격 담합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CJ제일제당과 대상, 샘표, 풀무원, 사조대림 등 5개 식품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설탕, 밀가루, 전분당 담합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요 가공식품인 장류로 담합 의혹이 번진 것이다.
올해 들어 제분·제당업계에서는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의 가격 담합이 적발돼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됐다. 소비자의 먹거리와 직결되거나 가공식품의 기초가 되는 품목들이다.
해당 기업들은 판매가격 인상이나 인하 폭, 시기 등을 합의하고 거래처와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업체들은 뒤늦게 가격을 내렸다. 식품업계 전반에서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했으나 이미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은 커질 대로 커졌다.
최근에는 다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라면과 컵라면은 물론 음료, 빵, 참치, 냉동식품 등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국제 정세 불안과 고환율, 고유가 등 원재료 비용 상승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는다. 고환율로 수입 원재료와 포장재 비용이 상승하고,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올라 업계 부담도 적지 않다.
문제는 담함 행위가 연이어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이 기업의 가격 결정 과정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외적으로는 원재료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면서 뒤로는 업체간 담합으로 이윤을 남겼다는 사실에 소비자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파장도 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가공식품을 비롯한 먹거리 가격 인상 등이 부담을 키우고 있다.
식품업계가 원가 상승분을 반영한 합당한 소비자 가격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담합이라는 불공정행위를 끊어내는 것이다.
담합을 근절하지 않은 채 원재료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소비자 공감을 얻기 어렵다. 식품업계 스스로 물가 상승의 주범이라는 표적에서 벗어나려면 공정한 가격 경쟁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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