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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절단' 딛고 다시 야구공 잡다…박명헌의 프로 도전기

등록 2026.09.02 07:00:00

전주고 졸업 후 드래프트서 미지명…원광대로 진학

방위산업체에서 근무 중 손가락 절단 부상

3년간 야구 내려놓고 방황…후회 남기지 않고자 다시 도전

[고양=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7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박명헌. 2026.09.01jinxij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양=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7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박명헌.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손가락이 절단되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후 학창시절 내내 해왔던 야구를 떠나 방황했다. 그러나 결국 다시 야구공을 잡았고,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루고자 도전에 나섰다.

2027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우타 외야수 박명헌 이야기다.

1일 고양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박명헌은 남다른 사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1999년생인 박명헌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야구 선수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워나가던 박명헌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원광대에 진학한 그는 일단 군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박명헌은 팔꿈치 수술 이력 때문에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고, 2020년 방위산업체에 들어가는 쪽을 택했다.

그러나 방위산업체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했다. 보석 가공 회사에서 일하다가 기계에 손이 끌려들어갔고, 손가락이 절단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후 방황하던 박명헌은 다시 야구공을 잡았다.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박명헌은 "당시에는 멘털이 완전히 무너져서 3년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1년 정도는 치료만 받았고, 이후 1년은 손가락 각도를 잡는 재활을 했다. 그렇게 3년을 지내면서 살도 많이 쪘다"고 돌아봤다.

그는 "사고 이후 3년을 지내고 나서 20대에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손가락을 다치면서 야구를 그만두게 된 것이 한이 되더라"며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프로무대에서 한 타석이라도 서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한 박명헌은 "1군 무대에서 수훈 선수가 돼 인터뷰를 하는 상상을 많이 했다. 이런 장면을 상상하며 힘든 시간을 버텼다"고 했다.

[고양=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7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박명헌이 자신의 손을 보여주고 있다. 2026.09.01jinxijun@newsis.com

[고양=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7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박명헌이 자신의 손을 보여주고 있다. [email protected]

재활을 마친 후에도 손가락이 정상적으로 펴지지 않았지만, 박명헌은 훈련을 이어갔다.

스스로를 혹독하게 단련했다. 학생 시절 체구가 크지 않은 것이 단점이었는데, 이를 보완하고자 체중도 70㎏대에서 92㎏까지 늘렸다. 가르쳐주는 사람도 따로 없기에 스스로 공부해가면서 식습관도 바꿨다.

올해 박명헌은 독립리그 고양 PIC에서 뛰었다. 대구에 거주 중인 그는 일주일에 두 세 번씩 경기가 있는 날 당일치기로 경기장과 대구를 오갔다.

박명헌은 "3년 정도는 많은 통제를 하는 삶을 살았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까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싸움을 해왔다"며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되고, 트라이아웃에서 나의 야구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연과 훈련 장면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는 박명헌은 "조금이라도 눈길을 끌 수 있다면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영상을 편집하다보면 자세히 보게 되는데,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보여서 공부도 된다. 보면서 스스로 연구도 많이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명헌은 "드래프트에서 이름이 불리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지명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냉정하게 스스로를 평가한 박명헌은 다른 꿈도 꾸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로 뛸 수 없다면, 프로야구계에 몸 담고 싶은 마음이다.

박명헌은 "한국야구위원회(KBO)든, 어느 구단이든 입사해서 야구 쪽에 종사하고 싶다. 친분이 있는 동갑 선수 정철원(롯데 자이언츠)이 '아시아 쿼터가 도입됐으니 일본어를 배워서 통역을 하는 것은 어떠냐'고 해서 일본어를 한 번 배워보려고도 생각 중"이라며 미소 지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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