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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지도 못했는데 돈부터 지급?…'35일 룰' 걱정하는 이유[빨라진 정산, 유통가 셈법②]

등록 2026.09.05 11:01:00수정 2026.09.05 11:33:58

유통업체 자금 부담 커지면 중소·신생 브랜드 발주 축소 우려

"정산 빨라도 판로 줄면 의미 없어" 입점 단체들 법안 재검토 촉구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벤처 업체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공청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피케팅을 하고 있다. 2024.09.2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벤처 업체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공청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피케팅을 하고 있다. 2024.09.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대형 유통업체의 납품업체 대금 지급기한을 단축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를 통과한 가운데, 중소상공인과 입점업체 단체들이 잇따라 법안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소 납품업체의 자금 회전을 앞당기겠다는 법안 취지와 달리 유통업체의 현금 부담이 커지면서 발주 물량이 줄면 결국 중소·신생 브랜드의 판로가 축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한국중소상공인협회 등 중소상공인 및 입점업체 단체들은 최근 연이어 성명을 내고 지난 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2소위원회를 통과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개정안은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유통업체의 직매입 거래 대금 지급기한을 상품 수령일로부터 현행 최대 60일에서 35일로 단축하는 것이 골자다. 백화점 등에서 활용되는 특약매입과 위수탁, 임대을 거래 역시 판매 마감일로부터 기존 40일에서 20일로 지급기한을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단체들은 중소 납품업체 보호라는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일률적인 지급기한 단축이 오히려 중소 납품업체의 거래 기회를 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CI.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CI.  *재판매 및 DB 금지


2900여개 회원사를 보유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정산 기간 단축이 납품업체의 단기 유동성을 개선하는 한편 직매입 플랫폼의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할 경우 장기적으로 상품 다양성이나 중소 납품업체와의 거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통기업의 자금 부담이 커질 경우 신규 상품의 매입이나 수요 예측이 어려운 상품의 취급을 보다 보수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주장이다. 아직 충분한 판매 이력을 확보하지 못한 신생 브랜드와 스타트업 제품이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먼저 취급 대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도 대금 지급기한 단축이 유통업체의 발주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대금 지급기한 단축 강제는 유통업체들의 유동성 부담을 급증시켜 결국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발주량 축소로 직결될 수 있다"며 "중소업체들에겐 며칠 빠른 정산보다 안정적인 발주 물량 확보가 생존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직매입 거래의 경우 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먼저 매입한 뒤 판매하는 구조인 만큼 정산기한이 60일에서 35일로 줄어들면 판매대금을 회수하기 전 납품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부담이 상품 구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유통업체가 현금흐름과 재고 부담을 고려해 판매 회전율이 높고 수요가 안정적인 인기 브랜드를 중심으로 발주를 확대할 경우, 판매량을 예측하기 어려운 중소·신생 브랜드의 입점이나 발주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중소상공인협회는 국내 유통업체에만 규제 부담이 집중될 경우 해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협회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해외에 본사를 둔 글로벌 플랫폼의 경우 법 적용과 집행 과정에서 국내 유통업체와 다른 규제 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사업자에게만 촘촘한 규제를 적용하고 해외 플랫폼은 사실상 규제를 비껴갈 경우 규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이 중소 유통업체의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해외 거대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시장 현실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벤처 업체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피케팅을 하고 있다. 2024.09.2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벤처 업체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피케팅을 하고 있다. 2024.09.23. [email protected]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부담이 상품 구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유통업체의 유동성이 줄어들 경우 판매량을 예측하기 어렵거나 재고 회전율이 낮은 중소기업 상품보다 판매가 검증된 대기업 인기상품이나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저가 수입상품을 우선 취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이력이 부족한 중소·신생 브랜드는 입점이나 발주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납품업체의 자금 회전을 앞당기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중소기업 상품의 판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납품업체가 대금을 빨리 받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유통업체의 자금 부담이 커졌을 때 그 부담이 결국 상품 취급과 발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중소 브랜드 입장에서는 정산 시점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다. 2024.09.2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다. 2024.09.2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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