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차로막은 아파트와 손수레 끄는 기사…사태 해결책은 없나
등록 2026.09.14 07:00:00수정 2026.09.14 07:02:38
![[서울=뉴시스] 우지은 기자 = 택배노동자 이재덕씨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택배물품을 내리고 있다. 2024.09.13. now@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9/12/NISI20240912_0001653616_web.jpg?rnd=20240912172606)
[서울=뉴시스] 우지은 기자 = 택배노동자 이재덕씨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택배물품을 내리고 있다. 2024.09.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아파트 단지 내 배달 차량의 지상 출입 차단을 둘러싸고 입주민과 배달 기사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대단지 신축 아파트에서 배달 차량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사례가 늘면서, 입주민과 배달 기사 간의 충돌이 격해지고 있다.
입주민 측은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을 위해 차량 통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차량 접촉 사고와 보행자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는 취지에서 배달 차량의 지상 통행을 전면 차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입주민 단체 등은 배달 기사들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진입하거나, 단지 입구에 마련된 통합 수거 장소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초구의 한 아파트처럼 배달 기사에게 화물용 엘리베이터만 이용하도록 제한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배달 기사들은 현실을 외면한 일방적 통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규격이다. 상당수 택배 탑차의 높이는 2.5m~2.7m에 달하지만, 기존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진입로 층고는 2.3m 수준으로 제한돼 있어 물리적인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19년 이후 건축 허가를 받은 아파트의 경우 지하 주차장 층고를 2.7m 이상으로 높이도록 법이 개정됐으나, 기존 단지나 법 개정 이전 설계된 아파트에 대해서는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기사들은 단지 정문이나 외곽에 차를 세운 뒤, 중량 화물을 손수레에 싣고 걸어서 배송해야 하는 처지다. 폭염이나 한파, 우천 시 노동 강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데다, 배송 시간 지연으로 인한 손실도 기사 개인이 전적으로 떠안고 있다.
갈등이 격화되면서 일부 택배 노조나 배달 대행업체에서는 해당 단지를 '배송 불가 지역'으로 지정하거나, 단지 입구까지만 배송하는 '집단 거부'로 맞서기도 했다. 기사들 사이에서는 진입 제한 아파트 수십 곳을 정리한 '블랙리스트 지도'까지 공유되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이 감정싸움으로 변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입주민과 기사가 서로 불편을 분담하는 '상생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남양주의 한 아파트는 택배 기사 수수료 일부를 활용해 단지 내 별도 배송 인력을 고용했으며, 세종시의 한 단지는 주민 비용으로 단지 전용 전동 카트를 마련했다. 노인 일자리와 연계한 '실버 택배'를 도입해 단지 입구 거점에서 각 세대까지 노인 배송원이 전달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이 외에 특정 시간대에는 지상 출입을 허용하는 등 입주민과 기사 간 자율적 타협점을 찾는 방침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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