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매도인 절반이 '10년 초과 보유'…장기보유 매물 급증
등록 2026.09.09 10:48:16수정 2026.09.09 11:17:21
강남구 장기보유 매도인 56.8%…송파구도 5년 내 최고
전체 매도인은 줄었는데 10년 초과 매도인은 13.9% 증가
장특공제 개편 앞두고 장기 보유 매물 더 나올지 주목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지난달 집을 판 사람 2명 중 1명은 해당 주택을 10년 넘게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도인은 줄어든 반면 장기 보유자의 매도는 늘면서, 세제 개편을 앞두고 장기 보유 매물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강남3구 집합건물 매도인 1551명 가운데 10년 초과 보유자는 760명으로 49.0%를 차지했다.
구별로는 강남구의 장기 보유자 비중이 56.8%로 절반을 넘어섰다. 서초구(48.1%)와 송파구(45.0%)도 40%를 웃돌았고, 특히 송파구는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증가세도 뚜렷하다. 올해 1~8월 강남3구 전체 매도인은 1만223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602명)보다 2.9% 줄었지만, 10년 초과 보유 매도인은 4938명에서 5624명으로 13.9% 늘었다.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장기 보유 주택을 처분한 사례만 증가한 셈이다.
반대로 단기 보유자의 매도는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 8월 강남3구의 5년 이하 보유 매도인 비중은 12.4%에 그쳤다. 46.0%였던 2021년 5월과 비교하면 4년여 만에 3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몇 년간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진 데다 대출 규제까지 이어지며 단기 매매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만큼 매도 시장에서 장기 보유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서울 전역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8월 서울 집합건물 매도인 가운데 10년 초과 보유자 비중은 42.0%로, 43.7%를 기록한 2020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2020년 6월은 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라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일정 기간 안에 처분하면 양도세 중과를 면제해주는 특례를 운영하던 시기다. 특례 종료를 앞두고 매물이 몰리면서 장기 보유자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올해 세제 개편도 장기 보유 주택의 매도를 앞당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가 지난달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는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보유기간이 아닌 실제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안에 따르면 2027년까지는 현행 제도가 유지되지만, 2028년 양도분부터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가 축소되고 20억원의 공제 한도가 새로 생긴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가 폐지되고 거주기간 공제 중심으로 전환되며, 한도도 10억원으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집을 오래 갖고 있었지만 실제 거주기간은 짧은 소유자라면 현행 장특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제도 개편 전에 처분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장기 보유한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권에서 추가 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다만 매도세가 당장 급격히 불어나기보다 유예기간 종료가 가까워질수록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행 제도가 2027년까지 유지되는 만큼 집주인들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 내년 하반기 이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과거에는 증여나 상속 등을 염두에 두고 보유세를 부담하면서 장기간 주택을 보유하는 고령 1주택자가 많았지만, 이번 세제개편으로 고령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도 커질 예정인 만큼 일정 수준의 매도 움직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고가주택일수록 장기 보유·거주에 따른 절세 효과가 커 매물 출회 빈도가 낮았지만, 앞으로는 장기 보유의 유인이 줄어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주기가 짧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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