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설기가 뭐길래?”…SNS 유행 '떡지순례’ 가보니 [출동!인턴]
등록 2026.09.09 07:00:00수정 2026.09.09 07:12:44
오픈 전부터 줄…피자설기 찾아 ‘떡지순례’
2030만의 유행 아니었다…중장년층까지 발길
명절 떡집서 ‘K-디저트’로…고구마·불고기 등 변주
![[서울=뉴시스] 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8일 서울 중랑구 면목시장 ‘제일떡집’에서 판매 중인 피자설기. 백설기 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 햄 등 피자 토핑을 올린 피자설기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26.09.08.](https://img1.newsis.com/2026/09/08/NISI20260908_0002233622_web.jpg?rnd=20260908163628)
[서울=뉴시스] 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8일 서울 중랑구 면목시장 ‘제일떡집’에서 판매 중인 피자설기. 백설기 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 햄 등 피자 토핑을 올린 피자설기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26.09.08.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김하은 인턴기자, 진민아 인턴기자 = 떡집 문이 열리기 전부터 사람들이 하나둘 줄을 섰다. 이들이 기다리는 건 인절미도 송편도 아닌 '피자설기'다.
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면목시장의 한 떡집 앞. 이른 시간부터 피자설기를 사려는 손님들이 줄을 섰다. 휴대전화를 들고 떡이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가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온 유미연(45)씨는 소셜미디어(SNS)에서 피자설기 영상을 본 뒤 이날 판매 시간에 맞춰 가게를 찾았다. 그는 "지난주에도 세 번 왔지만 모두 구매에 실패했다"며 "오늘은 꼭 사려고 오픈 전부터 왔다"고 말했다.
백설기 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 햄 등 피자 토핑을 올린 피자설기는 최근 SNS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피자설기는 부산 ‘영도다리떡방’ 등 일부 떡집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뒤 인증 사진과 영상이 퍼지면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떡집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피자설기의 시작점으로 꼽히는 영도다리떡방은 1999년 부산 영도에 문을 연 동네 떡집이다. 신씨 부부가 운영해오던 이곳은 약 5년 전 아들이 가게 일에 합류하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떡에 젊은 감각을 더해 유행 음식과 떡을 접목한 메뉴를 개발했고, 피자설기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후 올해 봄부터 숏폼 영상과 입소문을 타면서 피자설기를 찾는 손님이 늘기 시작했고, SNS를 통해 전국으로 유행이 번졌다.
![[서울=뉴시스] 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8일 서울 중랑구 면목시장에 위치한 떡집 에서 사람들이 피자설기를 구매하고 있다. 2026.09.08.](https://img1.newsis.com/2026/09/08/NISI20260908_0002233624_web.jpg?rnd=20260908163814)
[서울=뉴시스] 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8일 서울 중랑구 면목시장에 위치한 떡집 에서 사람들이 피자설기를 구매하고 있다. 2026.09.08.
이날 서울 중랑구에서 피자설기로 유명한 떡집들을 찾아 이른바 '떡지순례'에 나섰다.
면목시장 초입의 제일떡집에서는 오전 8시30분부터 피자설기 판매가 시작됐다. 판매 시간이 되자 막 쪄낸 떡이 연달아 나오고, 사장은 김이 채 가시지 않은 떡을 빠르게 잘라 포장했다. 줄은 길었지만 떡이 나오는 즉시 포장이 이뤄지면서 빠르게 줄어들었다. 가격은 개당 2000원이었다.
갓 나온 피자설기는 따뜻했고, 토마토소스와 치즈, 햄의 짭짤한 맛 뒤로 백설기 특유의 담백한 쌀맛이 느껴졌다. 밀가루 도우 대신 설기를 사용해 일반 피자보다 포슬포슬한 식감이 특징이었다.
시장 안쪽의 다른 떡집에서도 피자설기를 판매하고 있었다. 일부는 고구마와 불고기, 콘치즈 등을 더해 메뉴를 차별화하고 있었다.
11년째 '떡마을'을 운영하는 홍모(60)씨는 기존 피자설기에 고구마와 불고기를 더한 메뉴를 개발했다. 홍씨는 "페퍼로니 같은 조합은 어르신들에게 조금 낯설 수 있다"며 "고구마나 불고기처럼 익숙한 재료를 넣으니 반응이 더 좋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찾은 '낙원미가' 역시 판매 시작 전부터 대기 행렬이 생겼다. 오전 10시30분 판매가 시작되자 회사 동료나 가족과 나눠 먹기 위해 10개 이상씩 구매하는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예상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가 줄을 서고 있었다. 20~30대뿐 아니라 40~50대와 중장년층도 피자설기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피자설기를 구매하러 온 송모(22)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는 걸 보고 먹어보고 싶었다"며 "다른 떡보다 새롭고 색다른 맛이라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은규(20)씨 역시 SNS 알고리즘을 통해 피자설기를 알게 됐다. 그는 "두쫀쿠나 버터떡 같은 유행 디저트도 먹어봤다"며 "한 개에 2000원이라 비교적 저렴한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낙원미가’ 앞에서 시민들이 피자설기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판매 시작 전부터 시민들이 몰리면서 가게 앞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2026.09.08.](https://img1.newsis.com/2026/09/08/NISI20260908_0002233627_web.jpg?rnd=20260908163938)
[서울=뉴시스] 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낙원미가’ 앞에서 시민들이 피자설기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판매 시작 전부터 시민들이 몰리면서 가게 앞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2026.09.08.
중장년층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인근 직장에 다니는 오모(54)씨는 직장 동료의 추천으로 처음 피자설기를 접했다. 평소 정통 떡을 선호한다는 그는 "기대를 안 하고 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며 "피자와 떡의 조화가 의외로 좋다"고 말했다.
30년째 제일떡집을 운영하는 이금순(61)씨는 최근 젊은 손님이 늘어난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아직은 20~30대 손님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어르신들도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고 가볍게 먹거나 주변에 나눠주기 좋아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피자설기를 본격적으로 판매한 지 열흘 정도 됐지만 주말에는 하루 최대 2000개가 팔리기도 했다. 그는 "손님들이 먹고 SNS에 인증하면서 입소문이 난 것 같다"며 "새로운 손님이 들어오면서 시장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피자설기’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다수 노출되고 있다.(사진출처: SNS) 2026.09.08.](https://img1.newsis.com/2026/09/08/NISI20260908_0002233631_web.jpg?rnd=20260908164114)
[서울=뉴시스] 김하은·진민아 인턴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피자설기’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다수 노출되고 있다.(사진출처: SNS) 2026.09.08.
피자설기 열풍은 최근 SNS를 통해 확산한 '두바이초콜릿', '버터떡' 등 유행 디저트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SNS에서 제품을 접한 소비자가 판매처를 찾아가 구매하고, 다시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면서 또 다른 소비자를 불러들이는 방식이다.
다만 피자설기는 기존 유행 디저트와 달리 전통시장 속 동네 떡집에서 판매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SNS에 익숙한 젊은층뿐 아니라 기존 떡 소비자인 중장년층까지 자연스럽게 유행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피자설기를 계기로 떡집들도 새로운 메뉴 개발에 나서고 있다. 딸기설기와 누텔라초코설기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시도를 하는 떡집들도 생겼다.
이씨는 "피자설기 유행이 계속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유행을 계기로 젊은 사람들이 계속 떡집을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메뉴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SNS에서 시작된 피자설기 열풍이 전통시장 떡집으로 번지면서 '떡지순례'라는 새로운 소비 풍경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젊은 소비자들이 전통 떡을 새롭게 경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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