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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드 찍는 척, 피팅룸서 슬쩍…무인점포 업종별 절도 '천차만별'

등록 2026.09.20 08:00:00수정 2026.09.20 08:04:02

아이스크림·과일가게, 상습범에 시달려

의류매장, 피팅룸 사각지대에 곤혹

"신고하면 98% 검거…배상은 못 받아" 불만

[서울=뉴시스] 16일 서울 관악구에 소재한 무인아이스크림 가게 안에 절도범들의 사진이 게시돼 있다. 2026.09.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6일 서울 관악구에 소재한 무인아이스크림 가게 안에 절도범들의 사진이 게시돼 있다. 2026.09.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이은서 인턴기자 = 인건비 부담 없이 24시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에 최근 몇 년 새 무인점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 편의점을 넘어 옷가게, 꽃집, 과일가게, 프린트카페까지 업종도 다양해졌다. 그러나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만큼 절도 범죄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구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15~16일 뉴시스가 서울 관악구·양천구 일대 무인점포 업주들을 만나보니, 업종에 따라 절도 발생 빈도부터 수법, 피해 품목까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상품을 낱개로 골라 담을 수 있는 매장일수록 절도 피해가 잦았다.

관악구 신림동에서 5년째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운영하는 권대임(30대)씨는 "절도가 달에 3~4건은 무조건 발생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 상습범은 바코드를 찍는 척하다 결제 직전 상품을 빼는 수법으로 1년 넘게 매장을 드나들며 아이스크림, 과자 등 총 150만원어치를 훔쳐갔다고 한다.

권씨는 "소액이라 처음에는 봐주다 보니 매출 피해가 너무 커져 이제는 전부 신고하는 방침으로 바꿨다"며 "신고하면 98%는 검거되지만, 정작 배상금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한 남성이 지난 7월 무인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물건을 결제하지 않은 채 들고 나가고 있다. (사진=점포 제공). 2026.09.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 남성이 지난 7월 무인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물건을 결제하지 않은 채 들고 나가고 있다. (사진=점포 제공). 2026.09.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무인 과일가게도 절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우모(31)씨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절도가 발생한다"며 "바코드를 찍는 척하고 계산하지 않은 채 나가는 손님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그는 소분된 과일을 지칭하며 "커팅과일이 부피가 작아 훔치기 쉬워서인지 더 자주 없어진다"고 했다.

의류매장에서는 절도 수법이 한층 은밀했다. 양천구에서 무인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모(30대)씨는 지난해 상습 절도범을 신고해 붙잡았지만 16만원 가량 피해는 배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모든 의류에 바코드를 붙여 관리해 물건이 없어지면 바로 알 수 있다"면서도 "피팅룸 안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어 옷을 껴입거나 숨겨서 밖으로 들고 나가는 사례가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관악구에서 빈티지 무인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종선(30대)씨는 "절도 사례가 너무 많아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대응을 포기한 상태라고 했다.

이씨는 "외국인 절도가 상대적으로 많고, 대학가 특성상 2030세대는 오히려 제대로 결제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반면 상품 자체를 훔쳐가기 어려운 업종에서는 매장에 비치는 비품이 사라지는 문제가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이은서 인턴기자 = 16일 서울 관악구의 한 무인 꽃집에 절도를 경고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09.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은서 인턴기자 = 16일 서울 관악구의 한 무인 꽃집에 절도를 경고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09.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학가 인근에서 무인 프린트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출력은 결제하지 않으면 작동 자체가 되지 않아 관련 피해는 없다"면서도 "포스트잇, 볼펜, 스테이플러 심, 리필용 A4용지 같은 매장 비치 비품이 꾸준히 사라진다"고 말했다.

소액인 탓에 일일이 신고하기도 어려워 대부분 그냥 넘긴다고 했다.

무인 꽃집을 운영하는 김민지(28)씨 역시 "꽃 자체가 도난된 적은 없지만, 포장용 쇼핑백만 챙겨가거나 픽업하며 꽃을 2~3개씩 더 가져가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절도범을 검거해도 실질적인 배상이나 재발 방지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실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권씨는 "절도에 대한 처벌이 강했으면 좋겠다. 너무 약하니 잡혀도 다시 상습적으로 훔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주로 다가온 추석 연휴, 업주들이 매장을 비우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우려가 클 법도 하지만 점주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박씨는 "명절 연휴 기간에는 오히려 대형 쇼핑몰에 손님이 몰려서 무인점포는 방문객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프린트카페 업주도 "공휴일에는 방문객이 많지 않아 종이를 다량으로 채워놔도 잘 안 나간다"며 "오히려 평소보다 덜 신경 쓴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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