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절 다시 생각해볼 때…위기임산부 지원 강화해야[미프진이 던진 과제③]
등록 2026.09.20 08:03:00수정 2026.09.20 08:24:24
위기임산부, 한부모가족 등 매년 증가세
"출산 결심하려면 풍족한 지원 필요해"
![[서울=뉴시스] 임신중절 약물 미프진 도입 이후 위기임신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픽= 전진우 기자)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2/14/NISI20240214_0001479860_web.jpg?rnd=20240214115846)
[서울=뉴시스] 임신중절 약물 미프진 도입 이후 위기임신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픽= 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고홍주 고선영 수습 기자 = 임신중절 약물 '미프진' 도입으로 임신과 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기임산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보건복지부와 국가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위기임신보호출산제 시행 이후 2024년 7월 19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4251명의 위기임산부가 1만8088건의 상담을 받았다.
위기임신보호출산제란 위기임산부에게 충분한 상담과 함께 다양한 복지 제도 정보를 제공하고 불가피한 경우 가명으로 출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4251명 중 726명에게 심층상담을 했는데 그 결과 절반이 넘는 56.3%가 스스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결정했다. 출생 신고 후 입양은 62명, 보호출산은 206명으로 심층상담자의 93.3%인 677명이 출산을 했다.
주요 상담 사례를 보면 아이의 생부를 모르는 임산부 A씨가 지속적인 상담과 양육 지원으로 아이를 직접 양육하기로 결정했고 아예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던 B씨는 병원 진료 후 당일에 출산을 했는데 처음엔 보호출산을 신청했다가 지속적인 상담과 가족 소통 지원으로 이를 철회하고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
현행 모자보건법에 따른 인공임신중절수술 해당 사유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 간에 임신된 경우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대부분 위기임산부에 해당하는 유형이다.
위기임산부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데 최근 그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2025 차상위 및 한부모가족 수급자 현황 통계를 보면 한부모가족 지원을 받는 한부모가족은 2023년 40만2076명에서 2025년 43만4228명으로 늘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아동권리보장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기임신 상담 중 낙태 관련 주제는 2024년 202건, 2025년 589건, 2026년 8월 66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낙태죄 효력 상실 이후 임신중지 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 적발 건수는 2641건에 달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1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서는 연간 낙태 건수를 3만2063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보호출산을 할 경우 산모에게 의료비 100만원, 숙려기간 동안 하루에 20만원씩 최대 7일을 지원하고 신생아 1인당 월 100만원에 최대 3개월의 보호출산 신생아 긴급보호비를 지급한다.
한부모가족의 경우 저소득층의 18세 미만 자녀는 1인당 23만원의 아동양육비를 지원하고 조손가족이나 청년 한부모의 경우 아동 연령에 따라 1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연간 10만원의 학용품비와 생활보조금과 함께 아이돌봄서비스나 국공립 보육·교육기관 입소시에도 혜택을 받는다. 저소득 청소년한부모는 자녀 1인당 월 37만원의 아동양육비가 지급된다.
단 지금 수준의 지원으로는 원치않는 임신을 하거나 출산을 망설이는 여성이 양육을 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한국 사회에서 한부모가족의 빈곤율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한국 지원 시스템은 아이를 낳아서 걱정없이 키울 수 있을만한 제도가 아니다"며 "여성들이 출산과 양육을 결심하려면 손쉽게 접근 가능하고 풍족한 지원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프진 도입에만 그치지 말고 위기임산부를 지원하는 제도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 교수(경북행복재단 대표)는 "미프진 도입만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약 하나를 허용하면서 '이제 선택할 수 있다'고 선언하는 데 그친다면 선택권의 보장이 아니라 선택 이후의 모든 책임을 여성 개인에게 넘기는 일이 된다"며 "우리의 관심은 낳을 자유와 낳지 않을 자유를 출산·양육 당사자에게 모두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화 아름다운피켓 대표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사람이 낙태까지 하면 더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며 "낙태를 선택하기 전에 출산을 하고 입양으로라도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더 탄탄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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