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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신 실패로 우주선 잃은 美소행성 채굴社, 2억달러 안테나 대신 AI에 건다

등록 2026.09.23 14:45:34

오딘 통신 실패 뒤 "우주선 스스로 문제 풀게 하자"

2026년 그림자 운용 거쳐 2027년 지상명령 없는 비행

교신 실패로 우주선 잃은 美소행성 채굴社, 2억달러 안테나 대신 AI에 건다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의 소행성 채굴 스타트업 아스트로포지가 2027년 탑재 인공지능(AI)이 우주선의 이상을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자율비행에 도전한다. 과거 심우주 탐사선과 제대로 교신하지 못해 통제권을 확보하지 못한 경험을 계기로, 지상 관제에 의존하던 판단과 대응 일부를 우주선이 스스로 맡게 하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아스트로포지는 우주선을 자율 제어하기 위한 자체 시스템 ‘솔로(Solo)’를 개발했다. 솔로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에 널리 쓰이는 트랜스포머 구조를 활용한 모델이다.

심우주 탐사에서는 지금도 지상 관제팀이 우주선과 교신하며 운용의 상당 부분을 맡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2018년 소행성에 접근해 탐사 임무를 수행할 당시에는 8시간 교대 근무마다 약 100명의 운영 인력이 투입됐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NASA처럼 대규모 관제 인력과 통신 인프라를 갖추기는 어렵다. 2022년 설립된 아스트로포지는 지금까지 벤처투자금 5600만달러를 유치해 소행성에서 자원을 채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스트로포지는 앞서 발사한 두 대의 시험 우주선에서 모두 이상을 겪어 임무 목표 대부분을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2025년 심우주로 보낸 ‘오딘(Odin)’과 제대로 교신하지 못한 경험이 AI 자율제어를 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지구에서 수십만 마일 떨어진 우주선과 교신할 수 있는 대형 안테나는 수가 제한돼 있고 이용할 수 있는 시간도 짧다. 아스트로포지는 끝내 오딘의 통제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매슈 지알리치 아스트로포지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 경험 뒤 우주선 안에 충분한 지능을 넣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지알리치 CEO는 우주선 내부에 있던 모든 데이터를 활용했더라도 오딘을 복구할 수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지상에서 복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적어도 우주선 내부 시스템이 스스로 복구를 시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신 실패로 우주선 잃은 美소행성 채굴社, 2억달러 안테나 대신 AI에 건다

지알리치 CEO는 지상 통신망을 직접 구축하는 비용과 AI 자율제어 개발을 비교했다. 전 세계에 대형 안테나 5개를 설치해 자체 지상 통신망을 만들고 운영하려면 약 2억달러가 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통신망을 직접 구축할지, AI 모델을 활용해 지상망에 대한 의존을 줄일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지상 관제 기능을 통째로 AI에 넘기는 것은 아니다. 아스트로포지가 만들려는 것은 모든 우주선이나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자율 시스템이 아니라, 한정된 센서 정보만 받아 특정 우주선에서 작동하도록 만든 자율 시스템이다.

이런 신경망 기반 자율제어는 기존 우주선의 자동제어 방식과도 다르다. 신경망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우주선의 자율제어는 지금도 대체로 미리 정해진 규칙과 전통적인 제어 알고리즘에 의존한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신경망이 실제 위성의 궤도상 위치 제어에 쓰인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솔로는 AI 하나에 우주선 전체를 통째로 맡기는 구조도 아니다. 기존 제어 알고리즘과 전력계통·항법 등 하위 시스템별 모델을 함께 쓰고, 약 2500개 센서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종합하는 AI가 우주선 전체의 상황을 판단하도록 설계됐다.

아르망 아와드 아스트로포지 비행소프트웨어 책임자는 솔로가 여러 이상 신호를 종합해 스스로 원인을 찾아내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우주선이 항법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경우 전력계통의 이상과, 별을 이용해 우주선의 자세와 방향을 파악하는 ‘스타트래커’의 작동 문제를 함께 살펴 두 현상이 관련돼 있는지를 판단하는 식이다. 경우에 따라 문제가 생긴 장치를 껐다 켜는 조치까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고 아와드 책임자는 설명했다.

교신 실패로 우주선 잃은 美소행성 채굴社, 2억달러 안테나 대신 AI에 건다

아스트로포지는 올해 안에 발사할 예정인 세 번째 우주선 ‘딥스페이스-2(DeepSpace-2)’에 솔로를 먼저 싣는다. 딥스페이스-2는 미국 민간 달 탐사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의 세 번째 달 탐사 임무와 함께 발사될 예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솔로가 실제 우주선을 단독으로 통제하지 않는다. 우주선을 직접 조종하지 않은 채 AI가 내린 판단 결과를 엔지니어들이 검증하는 ‘그림자 모드’로 운용한 뒤 실제 자율비행에 투입할 수 있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다.

실제 자율비행은 2027년 ‘오토노미-1(Autonomy-1)’에서 시도한다. 아스트로포지는 미국 우주기업 스토크스페이스의 첫 로켓 발사에 오토노미-1을 실어 보낼 계획이다. 이 임무는 NASA의 지원을 받아 태양에 관한 과학 자료도 수집할 예정이다.

지알리치 CEO는 현재로서는 오토노미-1에 지구에서 보내는 명령을 받을 수 있는 무선장비를 싣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비행할 때쯤이면 팀이 나를 설득할지도 모른다”며 계획이 바뀔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 방침에 전부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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