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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만난 사위·특사는 낙관했는데…트럼프는 '겨울 전 휴전' 확신 못 해

등록 2026.09.30 10:00:45수정 2026.09.30 10:32:26

위트코프·쿠슈너는 모스크바 다녀와 합의 가능성 판단

우크라 "러시아도 공격 멈춰야"…위반 검증체계도 쟁점

[AP/뉴시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뉴시스DB)

[AP/뉴시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겨울이 오기 전 우크라이나와 에너지시설 공격 중단에 합의할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푸틴 대통령을 만난 미국 특사들이 에너지 휴전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낙관한 것과 온도차가 난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29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양측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 에너지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는 지난 13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러시아의 디젤 연료 시설을 파괴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도 공격을 멈추는 상호 휴전이라면 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에너지 휴전을 “좋은 생각”이라고 평가했지만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분명히 밝히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지난 5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뒤 에너지 휴전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지난 1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폭발한 것으로 알려진 모스크바 인근 정유소가 실은 러시아 방공 미사일의 오인 사격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출처=페이스북) 2026.6.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1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폭발한 것으로 알려진 모스크바 인근 정유소가 실은 러시아 방공 미사일의 오인 사격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출처=페이스북) 2026.6.20. *재판매 및 DB 금지

평화협상에 관여하는 한 관계자는 키이우인디펜던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팀만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밝혔지만, 에너지 휴전에 대한 그의 비공개 판단에는 답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측도 러시아가 에너지 휴전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만한 신호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관계자는 그 신호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 기간 상대국 에너지 기반시설을 반복해서 공격해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시설과 에너지 수출 기반을 공격해 전쟁 자금과 연료 공급에 타격을 주려 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발전소와 변전소 등을 공격해 전력·난방망에 피해를 줬다.

[모스크바=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모스필모프스카야 거리에 있는 한 아파트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뒤 잔해들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2026.05.04.

[모스크바=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모스필모프스카야 거리에 있는 한 아파트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뒤 잔해들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2026.05.04.

우크라이나에 에너지 휴전은 득실이 뚜렷하다. 겨울철을 앞두고 자국의 전력망과 민간인을 보호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과 전쟁 수행 능력을 압박해온 장거리 공격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공격을 멈추지 않는 한 러시아 에너지시설을 일방적으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제한적인 에너지 휴전이 교착된 전체 평화협상보다 먼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미국의 이런 움직임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평화협상의 진전을 보여주려는 노력과도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시설 공격이 에너지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격을 줄이는 것이 시장에 중요하다고 설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 휴전과 흑해 곡물 운송 재개 방안은 이르면 다음 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릴 수 있는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 3자회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3자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세계에서 그런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말했다.

[키이우=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도브로부트 병원이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6.09.29.

[키이우=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도브로부트 병원이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6.09.29.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향후 협상 구상을 러시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해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를 만난 푸틴 대통령의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도 에너지 휴전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드미트리예프가 러시아 고위 당국자들에게 이를 보고한 뒤 3자회담에 대한 모스크바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어디까지 공격을 금지하고 위반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지는 별도 쟁점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러시아·유라시아 프로그램의 다라 매시콧 선임연구원은 에너지시설로 대상을 좁히면 합의하기는 쉬워질 수 있지만 양측이 다른 군사 목표물로 공격을 돌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선에서 200㎞ 이상 떨어진 후방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모든 공중 공격을 중단할 경우 어느 쪽이 합의를 어겼는지는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시콧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이 마련한 대러 제재 수단을 휴전 이행과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러시아가 합의를 지키면 추가 제재를 가하지 않고, 어길 경우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러시아에 대한 제재·관세·금지조치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한 법안에 서명했다.

[키이우=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이 이어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대피소에서 소방관들이 드론이 날아오는 소리를 듣고 있다. 미국 특사단이 러-우 전쟁 종전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다음 날인 8일 러시아가 키이우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습해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2026.09.09.

[키이우=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이 이어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대피소에서 소방관들이 드론이 날아오는 소리를 듣고 있다. 미국 특사단이 러-우 전쟁 종전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다음 날인 8일 러시아가 키이우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습해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2026.09.09.

그러나 비슷한 시도는 이미 한 차례 실패했다. 미국은 2025년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각각 중재해 발전소와 변전소, 송유관, 정유시설 등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합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양측은 서로 상대가 휴전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당시 합의 뒤 4월 중순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을 30차례 넘게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경험 때문에 새 휴전에서는 24시간 감시와 명확한 위반 판정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안보협력센터의 옥사나 쿠잔 분석부문 책임자는 미국의 위성 감시와 유럽 등 국제 파트너들의 참여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레즈코 위원장은 과거 합의 이행 경험을 들어 러시아가 새 휴전을 지킬지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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