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갇힌 양자기술 끌어낸다…과기정통부, 개발과 시장 창출 '동시 가동'
등록 2026.10.01 17:24:22
과기정통부, 서울대서 양자산업 간담회…R&D-사업화 전주기 연계 논의
국내 양자 전문기업 23곳·박사급 연구인력 940명…산업 생태계는 아직 초기
"개발단계부터 수요 붙이고 공공이 실증…연구실-시장 '데스밸리' 줄여야"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일 서울 DDP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6을 찾은 참가자들이 양자 기술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6.07.02.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02/NISI20260702_0021347151_web.jpg?rnd=20260702105628)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일 서울 DDP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6을 찾은 참가자들이 양자 기술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6.07.02. [email protected]
정부도 연구실에서 나온 기술을 사업화·창업으로 이어주는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양자기술이 논문과 실험실 성과에 머무는 동안 해외에서는 투자와 조달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기술 확보와 시장 형성을 따로 떼어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진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양자산업 간담회를 열고 양자 분야 사업화 추진 방향과 초기시장 창출, 딥테크 창업·성장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산·학·연 전문가와 벤처캐피탈, 양자산업협회 등이 참석했다.
정부 "R&D 끝난 뒤 사업화 아닌, 개발단계부터 시장 연결"
통신 분야에서는 양자키분배 등 일부 제품화가 진행되고 컴퓨팅·센싱 분야에서도 연구성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 선도국과의 기술 격차와 부족한 인력·인프라, 낮은 시장 인식 등이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파악한 국내 양자 분야 관심 기관은 약 124곳이며, 이 가운데 양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은 약 23곳이다. 박사급 연구가 가능한 인력은 약 940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정 과장은 특히 연구개발을 끝낸 뒤 사업화와 창업으로 넘어가는 식의 단계별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연구개발 단계에서 바로 시장 수요를 연결시켜서 진행해야 된다"고 말했다. 기술개발부터 시장 진입까지 지원을 전주기적으로 묶고, 연구실의 유망 기술을 최대한 빨리 시장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5월 양자 관련 법을 개정해 양자와 인공지능(AI)의 융합, 사업화, 공공시장 구매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향후 양자 클러스터 등을 활용해 시장 수요와 기술을 연결하고, 규제 개선과 공공 수요 창출도 함께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서울=뉴시스] 윤현성 기자 =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오른쪽 두번째)이 1일 서울대학교에서 '7대 SEED' 양자기술 분야의 연구성과를 창업과 사업화로 연결하기 위한 연구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01. hsyh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1/NISI20261001_0002253503_web.jpg?rnd=20261001154208)
[서울=뉴시스] 윤현성 기자 =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오른쪽 두번째)이 1일 서울대학교에서 '7대 SEED' 양자기술 분야의 연구성과를 창업과 사업화로 연결하기 위한 연구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01. [email protected]
"2029년에 첫 고객 찾으면 늦어"…공공이 초기시장 만들어야
김태현 서울대 교수는 세계적으로 양자 분야 투자가 빠르게 늘고 각국의 정부 조달도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도 기술개발과 동시에 초기시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9년도에 와서 그때부터 고객을 찾기 시작하면 그동안 들어간 개발 투자비가 쉽게 연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내후년 정도에는 실제로 시장으로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양자 하드웨어 기업들이 겪는 핵심 문제로 '공공 레퍼런스' 부족을 꼽았다. 민간 기업 입장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장비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공 부문이 일정 부분 위험을 부담하며 실증과 초기 구매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공공에서의 수요가 있을 수 있도록 반영해줬으면 한다"며 소규모라도 국산 시스템을 시험하고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조기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국산 제품을 무조건 우선하는 방식이 아니라 객관적 기준을 공개하고 국내외 기업이 함께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술만큼 중요한 '시장 검증'…기존 기업의 양자 전환도 필요
양자기술은 실험실 연구와 긴밀히 연결될 수밖에 없는 딥테크 분야지만, 실제 기업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빠져서는 사업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기술 기반으로 가야 했지만 시장도 같이 가야 한다. 시장을 중심으로도 풀어볼 필요가 있다"며 "기존 기업이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도 양자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살피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손 교수는 연구자에게 사업계획서 작성과 시장 검증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에는 양자기술 사업화 교육과 인큐베이팅을 붙이는 방식으로 연구실과 시장 사이의 '데스밸리'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투자기관·시장과의 연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학계의 의견에 대해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정부 중심으로 하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민간과 정부가 같이 하는 방식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본다. 어떻게 하면 양자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의견을 더 들어갈 것"이라며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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