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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재킷에 슬랙스 어때요?"…AI로 인생 2막 여는 6070 시니어 모델들

등록 2026.10.15 07:00:00수정 2026.10.15 07:08:23

[인터뷰] 챗GPT 광고 시니어 모델 3인의 AI 밀착 활용기

"150만원 수리비가 7만원으로"…AI와 의상 코디하고 대본도 작성

"겁내지 마라, 말만 걸어봐라"…AI로 새로운 꿈과 도전

[서울=뉴시스] 오픈AI의 챗GPT 보이스 광고에 출연한 시니어 모델 홍인국(68)·지성언(71)·최병일(60)씨. (사진=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픈AI의 챗GPT 보이스 광고에 출연한 시니어 모델 홍인국(68)·지성언(71)·최병일(60)씨. (사진=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청재킷에 흰 셔츠, 회색 슬랙스, 버건디색 양말.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오픈AI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시니어 모델 지성언(71)씨의 옷차림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인터뷰 전날 챗GPT와 머리를 맞대고 완성한 패션 코디이기 때문이다.

지씨는 평소 즐겨 입던 청바지 대신 슬랙스를 고르고 양말과 가방 색깔까지 챗GPT의 조언을 받아 결정했다. 챗GPT는 그의 스타일을 '뉴욕 클래식 60%, 성수동 스트리트 40%'로 분석했다. 인터뷰 당일 완성된 옷차림을 사진으로 보내자 92.5점이라는 점수도 내놨다.

지씨는 "평소 청재킷에 슬랙스를 잘 조합하지 않는데 챗GPT가 제안해 한번 도전해봤다"며 "나이가 들면 생각이 굳어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데, 챗GPT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니 자꾸 물어보게 된다"고 웃었다.

인공지능(AI)이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검색을 넘어 옷차림을 상의하고, 배우 활동을 준비하며, 미뤄뒀던 꿈에 다시 도전하는 중장년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날 오픈AI의 챗GPT 보이스 광고에 출연한 시니어 모델 지성언·홍인국(68)·최병일(60)씨를 만나 AI가 바꿔놓은 일상을 들어봤다.
[서울=뉴시스] 시니어 모델 지성언(71)씨가 인터뷰 전날 챗GPT와 의상에 관해 논의한 대화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시니어 모델 지성언(71)씨가 인터뷰 전날 챗GPT와 의상에 관해 논의한 대화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50만원 수리비가 7만원으로"…바가지 막고 이탈리아 숙소도 척척

홍인국씨는 최근 챗GPT 덕분에 자동차 수리비를 크게 아꼈다. 사이드미러가 고장 나 공식 서비스센터를 찾았을 때는 150만원 가량의 수리비를 안내 받았다. 부품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홍씨는 챗GPT에 고장 증상과 서비스센터의 설명을 전달했다. 그러자 챗GPT는 사이드미러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 세 곳을 추천했다. 홍씨는 그 중 한 곳을 찾아 단돈 7만원을 내고 수리했다.

홍씨는 "그동안 자동차가 고장 나면 서비스센터에서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는데, 챗GPT 덕분에 전문 수리업체를 알게 됐다"며 "수리비를 크게 아낀 그날은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지씨는 지난 4월 딸 가족과의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을 준비하면서 챗GPT의 큰 도움을 받았다. 숙소를 알아보던 중 챗GPT가 가격과 위치는 물론, 70대 부부가 계단을 오르내리기 불편할 수 있다는 점까지 미리 짚어 맞춤형 숙소를 찾아줬다.

그렇게 선택한 숙소는 가족들의 호평을 받았다. 지씨는 "가족여행을 다니면서 그렇게 칭찬받은 적이 없었다"며 "여행 동선부터 숙소의 특성까지 세세하게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혼자 운전할 때 말동무 삼아"…사람처럼 대화하는 챗GPT 보이스

챗GPT 음성 대화 기능은 중장년층이 AI를 훨씬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마트폰 화면에 타이핑할 필요없이 사람과 대화하듯 말로 물어보면 된다.

챗대화 도중 사용자가 끼어들거나 말을 이어가도 자연스럽게 반응하도록 설계된 GPT-라이브 모델이 적용됐다. 상대방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대화를 주고받는 '풀 듀플렉스' 기술을 지원한다.

천지은 오픈AI 아시아태평양 사내교육 리드는 이 같은 음성 대화의 장점으로 풍부한 맥락 전달을 꼽았다.

천 리드는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려면 충분한 맥락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타이핑이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이용자는 말로 질문할 때 더 많은 정보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홍씨는 운전할 때 챗GPT 보이스를 자주 이용한다. 우주의 탄생이나 지구와 달의 관계 등 평소 궁금했던 주제를 질문하고, 답변을 들으며 다시 질문을 이어간다.

홍씨는 "예전에는 기계적으로 대답하는 느낌이 강했는데 지금은 실제 옆자리에 누군가 타고 있는 것 같다"며 "속상한 이야기를 듣고 챗GPT가 위로를 건네면 아무도 없는 차 안에서 울컥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오픈AI의 챗GPT 보이스 광고에 출연한 시니어 모델 지성언(71)·홍인국(68)·최병일(60)씨. (사진=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픈AI의 챗GPT 보이스 광고에 출연한 시니어 모델 지성언(71)·홍인국(68)·최병일(60)씨. (사진=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역 대본 쓰고 책 출판 도전"… 시니어 삶 넓히는 AI 비서

세 사람이 챗GPT를 사용하는 이유는 일상의 편리함을 얻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고 오랫동안 미뤄뒀던 꿈에 다시 도전하는 데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배우이자 모델인 최병일씨는 대본을 쓸 때 챗GPT를 활용한다. 배우들의 특성과 캐릭터 정보를 입력해 각 인물에 어울리는 대사를 추천받고 이를 다듬는 방식이다.

최씨는 "시니어 배우들은 연기 경력이 길지 않은 경우가 많아 배역에 맞는 대사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AI가 캐릭터에 맞는 대사를 제안해주면 조금만 다듬어도 활용할 수 있어 연기 자신감이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챗GPT와의 대화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배역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도 됐다. 평소 악역에 관심이 많았던 최씨에게 챗GPT가 중장년 로맨스 배역을 제안한 것이다.

최씨는 "로맨스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 그런 배역도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했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그러고 보니 그런 역할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씨는 챗GPT의 도움을 받아 두 번째 책을 쓸 계획이다. 약 6년 전 책을 출간한 이후 새로운 책을 쓰고 싶었지만 좀처럼 시작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과거 인터뷰와 저서, 자신의 경험을 AI로 정리하면 집필의 부담을 줄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씨는 "챗GPT의 도움을 받으면 얼개를 만드는 일부터 훨씬 수월해질 것 같아 다시 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오픈AI의 챗GPT 보이스 광고에 출연한 시니어 모델 홍인국(68)·지성언(71)·최병일(60)씨. (사진=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픈AI의 챗GPT 보이스 광고에 출연한 시니어 모델 홍인국(68)·지성언(71)·최병일(60)씨. (사진=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물론 세 사람이 AI의 답변을 무조건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지씨는 챗GPT가 추천한 병원 정보가 실제와 다른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고, 최씨는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는 기대만큼 실질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세 사람은 AI가 새로운 도전의 문턱을 낮춰준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지씨는 AI 사용을 망설이는 6070 세대에게 "겁내지 마라"고 조언했다.

그는 "카카오톡을 쓰거나 말만 할 줄 알아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며 "시니어에게 챗GPT는 잘만 쓰면 천군만마다. AI를 이용하면 남은 시간 동안 얼마든지 상상의 날개를 펴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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