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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예산 깎고 '농촌기금' 내민 美공화당…민주 후보 '불 지르고 물 한 컵' 공세

등록 2026.10.20 17:50:19

美의회예산처, 10년간 메디케이드 지출 9110억달러 감소 추산

의료비 대응 정당 신뢰도 민주 42%·공화 22%…경합주서 공방

[파크시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미국 캔자스주 파크시티의 하트랜드 크레디트 유니언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춤추고 있다. 2026.10.20.

[파크시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미국 캔자스주 파크시티의 하트랜드 크레디트 유니언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춤추고 있다. 2026.10.2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중간선거를 약 2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법에 담긴 저소득층 의료보험 예산 삭감이 경합주 선거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보험 가입자와 의료기관의 부담을 문제 삼고, 공화당은 농촌 의료에 별도로 배정한 500억 달러를 앞세워 맞서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9일(현지시간) 알래스카·조지아·아이오와·메인·미시간·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에서 열린 최근 연방 상원의원 후보 토론에서 메디케이드 삭감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후보들은 메디케이드 지원 축소에 책임이 있다며 공화당 후보들을 비판하고, 예산 복원을 공약하고 있다.

쟁점이 된 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이다. 개인·기업 감세와 저소득층 지원 축소 등을 함께 담았다. 메디케이드는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동 재정을 투입해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에게 제공하는 공공 의료보험이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이 법으로 2025~2034년 연방 메디케이드 지출이 약 9110억 달러 감소하고, 2034년 건강보험 미가입자도 기존 전망보다 750만명 더 많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법은 2027년부터 자녀가 없는 일부 저소득 성인이 의료보험 혜택을 계속 받으려면 일정한 근로 요건을 충족하도록 했다. 또 주정부가 병원에 세금을 매겨 연방정부의 의료지원금을 더 확보하던 방식을 제한해, 주정부가 받는 지원금도 줄어들게 했다.

이 법은 2027년부터 난민·망명자 등 일부 합법 체류 이민자에게 오바마케어(ACA) 개별 의료보험의 보험료 지원도 제한한다. 이들은 보험 자체를 구매할 수는 있지만 보조금 없이 보험료 전액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

공화당 후보들이 내세우는 반론은 같은 법에 포함된 500억 달러의 '농촌 의료 혁신기금'이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각 주에 지원금을 배분해 농촌 지역 의료체계를 개선하는 프로그램으로, 법안 처리 막판 농촌 병원의 피해를 우려한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추가됐다.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감세법의 상원 심의 진행을 허용하는 절차 표결에서는 찬성했지만 최종 통과 표결에서는 반대표를 던졌다. 콜린스 의원은 토론에서 당시 법안 심의를 진행하지 않았다면 메인주에 중요한 농촌 의료기금 500억 달러를 마련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트로이 잭슨 후보는 이에 대해 메인주가 잃을 의료 예산에 비하면 지원기금은 극히 적다고 반박했다. 그는 콜린스 의원을 두고 "불을 지르는 데 가담한 방화범이 물 한 컵을 가져온 공을 인정해 달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농촌 의료기관의 경영난도 도마에 올랐다. 메인주에서는 한 병원이 최근 분만 서비스를 중단했고, 다른 병원들도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농촌 의료기금이 병원 폐쇄와 서비스 축소를 막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알래스카주에서는 민주당의 메리 펠톨라 전 하원의원이 공화당의 댄 설리번 현직 상원의원을 상대로 메디케이드 지원 축소와 의료보험 세액공제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펠톨라 후보는 설리번 의원이 감세법에 찬성했다고 비판했지만, 설리번 의원은 농촌 의료기금이 알래스카 의료체계를 바꿀 기회라고 반박했다.

[워싱턴=AP/뉴시스]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오른쪽 2번째)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생식건강 관리 접근에 관한 태스크포스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어렸을 때 불법 이민으로 미국에 온 이민자 수십만명에게 메디케이드와 오바마케어의 수혜 자격을 확대할 것을 발표할 것이라고 이 문제에 정통한 관리 2명이 13일 익명을 전제로 밝혔다. 2023.04.13.

[워싱턴=AP/뉴시스]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오른쪽 2번째)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생식건강 관리 접근에 관한 태스크포스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어렸을 때 불법 이민으로 미국에 온 이민자 수십만명에게 메디케이드와 오바마케어의 수혜 자격을 확대할 것을 발표할 것이라고 이 문제에 정통한 관리 2명이 13일 익명을 전제로 밝혔다. 2023.04.13.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현직 존 오소프 의원은 공화당의 마이크 콜린스 하원의원을 상대로 메디케이드 삭감 문제를 거론했다. 마이크 콜린스 의원은 오히려 민주당이 농촌 병원 지원에 동참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맞섰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달린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민주당 후보 애니 앤드루스의 비판에 농촌 병원 지원 문제를 들어 반박했다.

의료보험 가입 비중이 높은 주에서는 이 문제가 주지사 선거에도 등장했다. 뉴멕시코주의 경우 폴리티코는 주민의 41%가 메디케이드에 가입해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주지사 후보인 뎁 할랜드 전 내무장관은 의료 지원 축소에 대한 불안이 크다며 당선되면 주정부 예산으로 부족분을 가능한 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의료비 부담에 관한 여론조사에서는 정당별 신뢰도 차이가 나타났다. KFF가 지난 9월 등록 유권자에게 의료비 상승에 더 잘 대응할 정당을 물은 결과, 민주당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42%, 공화당은 22%였다. 두 당의 격차는 20%포인트로, 지난 4월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11%포인트보다 커졌다.

폴리티코가 최근 공개한 별도의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감세법에 대한 반대 여론이 지지 여론보다 많았다. 공화당이 법안을 '근로자 가정 감세'로 새롭게 홍보하고 있지만, 폴리티코는 이름을 바꾼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선거광고에서도 의료 문제가 자주 등장한다. 초당파 선거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의 경합지 광고 추적 자료에 따르면 의료는 상원 선거 광고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쟁점이며, 하원 선거 광고에서는 두 번째다. 민주당은 의료 문제를 다룬 광고를 공화당보다 더 내보내고 수천만 달러를 더 지출했다. 반면 광고 추적업체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경합지 공화당 후보들이 지난해 초부터 트럼프 감세법 자체를 다룬 TV 광고는 총 4편이었다.

공화당 측은 의료 문제가 모든 지역에서 최우선 의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시간주 공화당 하원의원 톰 배럿의 선거운동을 돕는 제이슨 로 정치 컨설턴트는 지역 여론조사와 유권자 반응에서 메디케이드 삭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며 휘발유·식료품 가격과 전반적인 물가 부담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지사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다른 주를 돌며 선거운동을 지원할 때마다 의료비 부담과 메디케이드 삭감을 걱정하는 유권자들을 만난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보험에 가입돼 있더라도 지역 병원이 문을 닫으면 치료받을 곳이 사라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메디케이드든 직장 의료보험이든 어떤 방식으로 보험에 가입했는지는 병원이 없어지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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