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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하~' 웃음으로 품어낸 허무 개그…'최불암 시리즈'에 깃든 대인배의 품격

등록 2026.11.02 14:24:15

최불암 *재판매 및 DB 금지

최불암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국민 아버지'이자 한국 방송사의 큰 산이었던 원로 배우 최불암이 향년 87세로 별세한 가운데, 1990년대 초 전국을 뒤흔들었던 '최불암 시리즈'를 넉넉한 품으로 안아주었던 고인의 생전 대인배적 면모가 다시금 대중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당대 최고의 국민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엉뚱한 허무 개그 모음집은 교실과 직장, 골목길을 가리지 않고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가며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가장 널리 회자된 대표적 일화 중 하나는 '비행기 창문 에피소드'다. 생전 처음 비행기를 탄 최불암이 하늘을 날던 중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스튜어디스를 불러 "아가씨, 바람 좀 쐬게 창문 좀 열어주시오"라고 요청한다. 스튜어디스가 당황해 "손님, 하늘 높이 날고 있어서 창문을 열면 큰일 납니다"라고 정중히 만류하자, 최불암이 혀를 차며 가소롭다는 듯 입을 삐죽 내밀고 특유의 웃음소리인 "파하~ 내가 촌놈인 줄 아나! 바람 들어오면 반만 열면 되지!"라고 맞받아친다는 이야기다.

당시 최불암은 드라마 '수사반장'의 카리스마 넘치는 박 반장이자, '전원일기'의 인자하고 근엄한 가장 김 회장으로 범접하기 힘든 국민적 무게감을 지닌 배우였다. 자칫 본인의 명성과 이미지를 희화화한 장난으로 여겨 불쾌해할 법도 했지만, 고인의 반응은 달랐다.

권위를 앞세워 유행을 가로막기는커녕, 방송에 나와 "대중이 나를 그만큼 친근하게 여겨준 덕분"이라며 직접 "파하~" 하고 웃어 보이는 대인배적 면모를 과시했다. 심지어 개그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자신의 캐릭터를 유쾌하게 연기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최불암(사진=유튜브 캡처) 2026.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불암(사진=유튜브 캡처) 2026.04.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러한 포용력은 국민 배우라는 무거운 벽을 단숨에 허물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친근한 아저씨로 다가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특유의 웃음소리 "파하~"는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고인의 넉넉한 인품을 상징하는 소리가 됐다. 대중의 짓궂은 농담마저 따뜻한 웃음으로 품어 안았던 고인의 품격과 유연함은, 그가 왜 오랜 세월 대중의 변함없는 존경과 사랑을 받는 '진정한 큰 어른'이었는지를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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